존 케이지 - 4분33초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952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952년 8월 29일
오늘은 아방 가르드 작곡가 존 케이지의 작품 ‘4분 33초’가 초연된 날입니다.
(*아방 가르드 - 기성의 예술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적 예술을 주장한 예술운동으로 우리말로는 전위예술이라 번역될 수 있는 예술로 다다이즘, 입체파, 미래파, 초현실주의를 통틀어 가리킴)
필자에게는 아방 가르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미술작품이 하나 있는데요. 변기가 예술품이 된 충격적(?)작품입니다. 시중에서 돈만 주면 구할 수 있는 평범한, 게다가 엽기적이까지 한 남성변기에 R.Mutt라는 사인만을 덧붙인 후 미술작품이라고 주장한 마르셀 뒤샹의 작품인데요. 뒤샹은 창작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인 완성작품이 아니라 그것을 구상하는 맥락, 즉 작가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는가라고 주장했답니다.
존 케이지는 음악계의 마르셀 뒤샹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그는 어느 날 하버드대 무향실에 간 적이 있었답니다. 음향실의 반대인 무향실에 갔으니 언어적으로 당연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간 그곳에서 그는 두 종류의 다른 소리를 경험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신경계가 돌아가는 소리이고 다른 하나는 혈액이 순환하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우리가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해 4분 33초라는 아방가르드적 작품을 완성하게 되죠. 오늘 초연된 작품을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JTEFKFiXSx4
존 케이지 - 4분 33초
작품을 감상하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존 케이지가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었던 의미를 아시겠는지요? 세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의 악보에는 각 악장마다 음표나 쉼표 없이 TACET(연주하지 말고 쉬어라)라는 악상만이 쓰여 있다고 하네요.
창의적인 생각이 어려우신가요?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남이 이미 창조해 놓은 것을 보면 참 별 거 없는데 말입니다. 음악없이도 음악을 만들어낸 존 케이지를 보시며 발상의 전환을 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