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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975 한국을 빛낸 여성 음악가

조수미, 손열음

by BeyondNietzsche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75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75년 3월 8일.


오늘은 유엔에 의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된 날입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의 여성단체들도 헐리우드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까지 확산된 미투캠페인에 연대와 지지를 표명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만연한 각종 성폭력 철폐를 위해 앞장설 것을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부디 이번 미투캠페인을 계기로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인권이 침해받는 일이 없어지길 바라며, 여성으로서 세계무대에 당당히 서 우리나라의 여권신장에 보탬이 되었던 한국을 빛낸 여성 음악가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여성을 빛낸 음악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바로 이 분이 아닐까요?



소프라노 조수미는 1986년 이태리 트리에스테의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맡으며 첫 주연으로 데뷔를 하게 됩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소프라노들이 정말 많지만 헝가리 출신의 유명 지휘자인 게오르그 솔티에게서 모짜르트의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제대로 소화해 내는 소프라노 세 명 중 한 명이라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그녀는 천상의 목소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계 5대 오페라극장(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 영국 런던의 코번트가든 로열오페라(왕립오페라), 오스트리아 빈의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국립오페라)&바스티유,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을 섭렵하면서 여전히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는 클래식 활동 뿐 아니라 드라마 OST 등에도 참여하고 가수들과도 콜래보 음반도 여럿 내면서 대중에게도 친숙한 클래식 아티스트 중의 한 사람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YxLPyxK0YU

조수미 - 드라마 '명성황후' OST , '나 가거든'


https://www.youtube.com/watch?v=5SXbIHvh6TU

조수미(Feat.소향) - 꽃 밭에서


그러나 조수미라는 여성 개인의 삶으로 봤을 때는 어머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평범한 여성의 삶을 포기한 채 공연때문에 아버지의 임종도 못 지키고, 바쁜 해외 스케쥴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도 자주 들여다볼 수 없으며,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 없이 음악과 사랑에 빠져야하는 특별한 삶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특히, 여성이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남성에 비해 포기해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점 또한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개선되어지기를요.


https://www.youtube.com/watch?v=z7sNSDZ6Unc



https://www.youtube.com/watch?v=tGAfK2khbtQ

조수미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해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한명의 여성음악가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입니다.

여러 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하며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오던 그녀는 금호문화재단(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영재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금호영재콘서트에 첫 주자로 발탁되면서 음악계에 데뷔한 이후, 2009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최우수 실내악 연주상, 2011년 14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받는 피아니스트 수준이 아니라 세계적인 신진 피아니스트로 급성장하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3gE7PnrUdAhttps://www.youtube.com/watch?v=W0MP_nJti6k

손열음- 차이코프스크 국제 콩쿠르 실황장면


손열음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알기 전까지만 해도 '마르다 아르헤리치' 정도를 제외하고 여성 피아니스트를 좋아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호호할머니의 백발여사가 되었지만 손열음처럼 젊은 시절의 그녀의 피아노곡을 잠시 감상해보시라. 그녀도 한 테크닉 하는데 손열음이 테크닉 면에서는 더 갑인듯 해요. ^^*


https://www.youtube.com/watch?v=J_36x1_LKgg

마르타 아르헤리치 - 라벨 Jeux d'eau(물의 유희)


한 번은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다 알만한 압구정에 있는 '풍월당'이라는 레코드 샵에서 그녀가 쇼케이스를 하는데 운좋게 당첨이 되어 그녀의 연주를 아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꿈같은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연주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찬데, 설레는 마음으로 일찍 장소에 도착한 필자는 손열음씨와 엘레베이터를 함께타는 영광을 안게 되었습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지라 쑥스럽지만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팬심을 엄청 드러냈더랬습니다. ㅎ


그 때 그녀가 연주했던 앨범 'Modern Times' 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는 인터뷰가 있어 가져와 봤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rfGCfJjgzZE


인터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녀는 피아노 실력만 출중한 것이 아니라 중앙선데이에 최연소로 고정 칼럼을 쓸 정도 글발도 좋고(어머니가 국어 선생님이라고 하지요) 말도 참 조리 있게 잘 하는 스토리텔러라서 더 매력적이랍니다. 게다가 그녀는 다른 피아니스트들이 잘 시도하지 않는 자주 듣지 못했던 곡들을 레퍼토리로 삼아 음악을 감상하는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도 참 대단한 우리 시대의 젊은 거장 음악가인 것 같아요.


참으로 닮고 싶은 우리나라를 빛낸 이 시대의 음악가가 아닐까 합니다. 그냥 듣기만 해도 그녀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모던타임즈 앨범에 있던 곡 하나를 더 감상하시며 이번 회는 마무리할께요.


https://www.youtube.com/watch?v=DZ5AhwuSdlk

손열음 -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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