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 볼레로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875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875년 3월 7일.
오늘은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가 라벨이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인상주의' 라굽쇼? 우선 인상주의로 대표되는 화가인 '클로드 모네' 의 몇몇 작품을 감상하시고 잠시 내 안에 느껴지는 감정을 주의깊게 살펴보세요.
클로드 모네 - 수련
클로드 모네 - 해돋이
클로드 모네 - 아르장퇴유의 양귀비 들판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19세기 말만 해도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예쁘거나 교훈적인 그리기 방식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그 틈바구니에서 세세하고 정확한 묘사 대신 대상을 보고 느낀 주관적인 한 순간을 작가의 인상대로 휘리릭 그리는 미술사조가 탄생했으니, 그 것이 바로 인상주의가 되겠어요. 예를 들어 사과의 빨강이라는 색 자체도 그 순간 대상에 비추어지는 빛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작가가 보기에는 빨강으로 보이지 않고 여러 색의 스펙트럼으로 보일 수 있는데 그것을 현실보다는 느낀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인상주의의 주요 기법입니다.
폴 세잔- 사과가 있는 정물
폴 세잔의 위의 작품이 자연에서 나오는 색체의 변화무쌍함을 잘 표현하는 인상주의 작품의 대표작이죠.
미술사가 이런 주관적 경향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변화가 오던 동시대에 클래식에서도 종교나 고정된 틀에 잘 짜여진 음악이 아닌 분위기나 인상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상주의 음악이 조금씩 꽃을 피기 시작합니다.
라벨은 프랑스의 또 다른 유명 음악가 드뷔시와 더불어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주자이지만 그림으로치자면 또렷한 선이 보이기 보다는 살짝 뭉개진 느낌의 붓칠을 하듯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느낌의 드뷔시의 곡과는 구분되게 날카로운 펜으로 그린 그림처럼 정교하고 치밀한 구석을 가지는 것이 라벨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라벨의 음악을 정교한 스위스의 시계같다고 빗댄 음악가도 있었답니다. 이는 살아 생전 깔끔하고 세심한 성격으로 작은 소품 하나하나도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히 정리하던 습관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할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 탓이었는지 라벨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답니다.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진 않았을 것도 같아요
같은 인상주의지만 미묘하게 구분되는 라벨과 드뷔시의 대표곡을 차례로 감상해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r30D3SW4OVw
라벨 - 볼레로
https://www.youtube.com/watch?v=9_7loz-HWUM
드뷔시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라벨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프랑스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에서 스페인 특유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는 것인데 이는 스페인에 근접한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을 뿐 아니라 그 당시 프랑스의 작곡가들의 이국적 스페인 선호경향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합니다. 라벨의 가장 유명한 '볼레로' 도 스페인 무곡의 한 형식이랍니다.
이 봄 밤에 명상하며 듣기 좋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끝으로 오늘의 타임립을 마칠까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KkeDqJBlK8
라벨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