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 골트베르크 변주곡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685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685년 3월 21일
오늘은 바로크 음악의 거장이자 '음악의 아버지'라는 별칭을 가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가 탄생한 날입니다.
사실 살아 생전에 바흐는 지금처럼 추앙받는 존재는 아니었답니다. 오히려 '음악의 어머니'라고 불리우는 동시대의 헨델의 명성이 더 높았었는데, 잊혀질 뻔 한 그의 음악을 재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이는 1829년 스무 살의 멘덴스존이었습니다. 그는 주변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마태수난곡'을 지휘해 바흐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고 그 이후 후대 여러 작곡가들을 통해 재탄생되는 과정에서 지금처럼 '최고의 음악가'로 추앙받게 된 것입니다. 운칠기삼이라고 세상은 능력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운도 못지 않게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
마태 수난곡은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을 기본 텍스트로 삼아 그리스도의 수난을 다룬 종교 음악극으로 종교적 극음악인 오라토리오(Oratorio) 형식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독창, 합창, 관현악이 모두 등장하지만 무대 연출이나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페라에 비해 합창의 비중이 더 크고, 합창과 아리아 사이에 줄거리를 설명하는 해설자가 등장하기도 하지요. '마태수난곡'은 모두68곡으로 이루어졌고 연주시간만도 3시간에 달하는 대곡이지만 오늘은 그 중 가장 유명한 아리아인 베트로의 '나의 하느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를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8&v=aPAiH9XhTHc
바흐 - 마태 수난곡 중 '나의 하느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필자는 바하의 수많은 명곡 중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가장 즐겨듣는 편인데, 필자가 최애하는 재패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주인공이 타임리프를 할 때 이 곡이 사용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nERvJgd34g
시간을 달리는 소녀 OST
지금 연재하는 뮤지타임리프를 쓸 때마다 마치 시간의 달리는 소녀처럼 필자만의 리츄얼(Ritual)로 행하는 것이 케나다의 피아니스트 굴렌굴드의 이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감상하는 일이랍니다. 이 변주곡을 이 연주가의 음악으로 처음 접해서 그런지 어떤 다른 연주보다 편애하는 편입니다. 그의 연주는 몸 구석구석의 신경세포를 모두 건드리려는 듯 통통 튀며 생명력이 넘치는 듯 합니다. 그리고 연주를 하는 중간에 남은 1도 의식하지 않고 흥얼흥얼 음을 따라 부르는 것이 남들 뿐만 아니라 자신 자신도 연주에 몰입해 무척 즐기고 있는 느낌이라 좋더라구요. 한 편에선 바로크 전통을 무시한 소란스럽고 끔찍한 연주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지만 필자에겐 진정하 천재의 모습으로 보일 뿐입니다. 바흐 음악의 모방 대위적 텍스처를 명료하게 표현함과 동시에 놀라운 기술적 능숙함으로 바로크 음색의 섬세함과 굴렌굴드 자신만의 해석을 잘 융합했다고나 할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Ah392lnFHxM
바흐 - 골트베르트 변주곡(by 굴렌굴드)
그가 연주하는 모습도 직접 감상해 보시죠. 보통 알고 있던 피아노 의자가 아닌 의자가 보이시죠. 굴드가 열 살 때 보트 계류장에서 떨어져 허리를 다친 이후 그의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높이 조정이 가능한 의자를 만들게 된 것인데, 그는 평생 동안 이 의자를 들고 다녔다고 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eZCSOdi19jQ
바흐 - 골트베르트 변주곡(by 굴렌굴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후세에 붙여진 것이고 이 곡의 원제는 '2단 건반 클라비어를 위한 여러 변주곡을 가진 아리아'입니다. 그 당시에는 피아노가 아닌 '클라비어'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클라비어 - 건반이 달린 현악기(쳄발로·클라비코드·피아노 등)의 총칭. 피아노의 조상격).그래서 그 때의 소리와 느낌을 되살려 쳄발로로 이 곡이 연주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WD-JvJ-6yk
바흐 - 골트베르트 변주곡(by 쳄발로)
당시 골트베르크라는 쳄발로 연주가가 자신이 모시던 카이저링크 백작의 불면증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다양한 새 곡이 필요했고, 그래서 바하에게 의뢰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곡이랍니다. 그 시절부터 정신질환 중 하나인 불면증을 음악으로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효과가 좋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어떠세요? 클라비어 연주로 들으니 피아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한 주제를 계속 이렇게 변주하여 듣다보면 양을 세는 것보다 수면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네요.
삶은 결국 일상의 변주라는 어느 작가의 말처럼 세상에 새로울 것 하나 없지만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카논과 자유로운 변주로 바흐의 음악처럼 풍요롭게 살아보아요.
체르니 100과 함께 쳤던 바흐의 미뉴엣을 변주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OST로 마무리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JSr2eH7j_Y
바흐 - 미뉴엣 G장조
https://www.youtube.com/watch?v=darl-Z1ewxo
별에서 온 그대 OST - 바흐 미뉴에트 변주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