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중 '정경'
과거의 오늘 음악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뮤직 타임리프(Time Leap- Time과 Replay의 합성어)로 1988년 오늘로 거슬러 올라가 보아요.
1988년 3월 22일
오늘은 영국 로열발레단이 국내에 초청되어 세종문화회관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 날입니다. 필자가 백조의 호수를 접한 건 안방 밖에 TV가 없던 시절 브라운관TV를 통해서였는데 말이죠. 그 때 보았던 만화를 친절한 분께서 유투브에 공유해 두셨네요. ^^
https://www.youtube.com/watch?v=UftMq8wg33M&t=33s
만화영화 백조의 호수
이 영화를 보고 얼마 안되서 톰슨 교본으로 편곡된 백조의 호수의 메인 테마음악인 '정경' 을 연습하면서 신기해 했던 경험도 있네요. 악보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TV를 통해 알게 된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것이 신기했던듯. 오보에의 애절한 멜로디가 지크프리트 왕자와 오데트 공주의 애틋한 사랑을 암시해 주는 듯 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0ypwoeYsq00
차이코프스키 - 백조의 호수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그의 다른 발레곡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발레일 뿐 아니라 여러 연출가에 의해 색다르게 각색되어 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원래 이 작품은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였다가 밤에만 인간이 되는 오데트 공주와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슬픈 사랑이야기입니다. 오데트의 마법을 풀 수 있는 방법은 진실한 사랑 뿐인데 지그프리트의 성인 무도회에서 마법사의 딸 오딜(흑조)을 오데트로 착각하고 그녀에게 사랑을 맹세하고 맙니다. 뒤늦게 사실을 깨달은 왕자는 공주에게 용서를 빌고 마법사로부터 그녀를 지키려 하지만 끝내 마법사를 물리치지 못하고 영원한 사랑을 위해 두 사람은 호숫가에 몸을 던지고 말죠. 그러나 요즘에 와서는 그렇지 않아도 고된 현실에 힘든 청중을 위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모티브만 백조의 호수에서 따오고 아예 다른 해석으로 이 작품을 완전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유명한 작품들이 있는데요.
무용계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영국의 메튜 본은 1995년 연약한 여성백조 대신 웃통을 벗은 근육질의 남성백조를 '백조의 호수'에 등장시키는 과감함을 선보입니다. 댄스 뮤지컬 형식을 띄는 그의 작품은 어머니인 여왕의 사랑도 천한 신분의 여자친구의 사랑도 얻을 수 없었던 유약한 왕자가 자유를 상징하는 남성적이고 강인한 백조를 사랑하며 자신감을 회복하지만 결국은 백조를 통해서도 완전한 사랑을 얻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입니다. 2006년 메뉴 본의 '가위손'을 워낙 하게 감상했던 터라 2007년 했던 '백조의 호수' 도 꼭 보고 싶었지만 직접 감상하지 못 해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hOnhxe-Vm0
메튜 본 - 백조의 호수
오는 29일 또 하나의 새로운 '백조의 호수'가 우리를 찾아옵니다. 이번 작품에는 왕자도 없고, 공주도 없고 심지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도 없다고 합니다. 정말 파격적이죠. 아일랜드의 오랜 전설과 공권력에 희생된 아일랜드 청년의 충겨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차이코프스키 대신 아일랜드 밴드의 음악을 배경으로 저주에 걸려 백조가 된 네 여인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이 작품은 2018년 3월29~31일 LG아트센터에서 한국초연 예정이니 러시아 식도 아니고 영국식도 아닌 아일랜드의 식 백조의 호수에 관심 있는 분은 간만에 나들이 떠나보시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ofDJLLTp0XU
마이클 키간-돌란 - 백조의 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