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백 개의 글

브런치가 내게 준 것들

by 나그네 한

브런치를 다시 시작한 지 두 달이 됐다. 그 사이 100개의 글을 올렸고, 구독자는 77명이다.


지금 연재 중인 브런치북은 다섯 개다. 어떤 시리즈는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고, 어떤 건 이제 막 시작했고, 어떤 건 중간쯤 걸어가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글은 오래전부터 모아온 자료들, 써놓은 것들이다. 그때도 꽤 많이 썼었고, 지금은 그 글들을 꺼내서 손보고, 각색하고, 다시 문단을 나누는 식으로 하나씩 올리고 있다.


그런데도 시간이 참 많이 든다. 하루에 적게는 5시간, 많게는 6시간씩 저녁 시간을 글에 붙잡혀 있다. 이미 써놓은 글인데도 이 정도니, 매번 새로 쓴다면 정말 감당이 안 됐을 거다.


일부러 글마다 30편, 60편, 많게는 90편 단위로 기획을 잡고 있다. 브런치 북이 한 권당 30편까지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제한에 맞춰 시리즈 구조를 짜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원래 쓰고 싶던 흐름과는 조금씩 어긋나기도 한다. 억지로 껴넣기도 하고, 너무 길면 나누고, 짧으면 붙이기도 하면서 글의 틀을 잡아간다. 이 작업이 생각보다 무겁고, 머리도 많이 쓰이고, 정서적으로도 좀 지친다. 그러니까 이건 글을 쓴다기보다는, '짜 맞춘다'는 느낌에 가깝다.


그렇게 시간을 쏟고 있지만, 얻는 게 분명 있다.


아주 많진 않지만, 늘 읽어주는 분들. 늘 '라이킷' 눌러주는 익숙한 이름들. 그분들 덕에 여기까지 왔다. 내가 쓰는 주제들이 일반적인 관심사와는 거리가 있다. 이집트 이야기, 아랍 이야기, 성경 이야기, 철학 이야기. 쉽지도 않고, 때로는 낯설고, 생소할 거라는 걸 나도 안다. 그래도 나는 이 주제들을 써야만 한다. 여기에 살고 있고, 여기에 마음이 있으니까.


이 나라, 이집트. 아랍 사람들. 그리고 성경과 예수의 이야기. 그걸 내가 아는 방식, 내가 만난 언어로 풀어내고 싶다. 이게 누군가에게 읽히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하면서도, 또 누군가가 읽어준다면 큰 힘이 되기도 한다. 두 달 동안 매일 글을 다듬고, 고민하고, 내 안에 오래 남은 문장들을 꺼내면서, 나는 내 삶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됐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직 업로드하지 못한 주제가 세 개쯤 더 남아 있다.
몇 년 동안 많이 써놓긴 했지만,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매번 한 편 한 편이 어렵다.


그래도 계속하려고 한다.

계속 쓰고, 다듬고, 꺼내놓을 생각이다.
이게 지금 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일이니까.


여담이지만, 브런치 작가분들에 정말 명필이 많다.


그분들의 글을 읽는 것도 나에겐 큰 배움이 되고, 자극이 된다.


그래서 더 쓰고 싶어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글이 되길 바라면서.

매거진의 이전글다합 여행 수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