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지금으로부터 최소 3500-4000년 밖에 안된 것입니다.
방문객: 이 건물은 몇 년 되었나요?
현지 가이드: 아마도 최소 3500-4000년 밖에 되지 않았을 거예요.
카이로의 중심지 타흐리르 광장(Tahrir square:ميدان التحرير)이다. 광장 중앙에 세워진 오벨리스크는 기원전 13세기에 람세스 2세 때 만들었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3300년 된 건축 양식인 것이다. 3300년 전에 만들어진 건축물의 높이가 19m, 무게는 19t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귀중한 건축물이 사람의 손에 잘 닫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집트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 중앙에 세워졌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나라들에선 유물이나 건축물이 1000년만 되어도 사람들과는 완전히 격리된 곳에 보존하는 것이 우리에겐 당연한 것이기에 이집트의 고대 건축물과 유물의 관리 방식은 우리로썬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왜 이들은 귀한 고대의 유물들을 이렇게 개방된 장소에서 관리하는 것일까? 개인적인 생각은 아마도 다른 나라와 다르게 쉽게 3000-4000년 된 유물들이 지금도 어디서든 쉽게 발견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들엑 있어서 고대 유물은 '귀중함'과 '일상'이 함께한다. 고대 유물과 건축물은 이들의 삶과 아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카이로에서 약 30-40분 외곽에 있는 기자 사카라(saqqara: سقارة) 지역이다. 멤피스(Memphia)와 조세르 피라미드(Pyramid of Djoser)가 있는 지역이지만 방문객 들이겐 그리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큰 두 유적지 주변을 지나가다 보면 아직 유적들이 발굴되지 않은 수많은 땅들이 아주 많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지 않는다면 이 땅이 유적지인지 논밭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유적지와 상관없이 주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땅 속에 묻혀있는 수많은 유적들은 거의 4000년 가까이 된 것들이라 한다. 이곳 사람들은 이 사실을 별 다른 의미 없이 받아들인다. 그리고 왜 굳이 외국인이 폐허 같은 이곳에 방문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앞서 말했듯이 발굴되지 않는 유적지 주변 아주 가까이에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놀라운 것은 마을 주변 및 거주지역 외에 유적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유적지 안에 마을들이 있다. 그곳 사람들은 고대 건축물 그리고 물건들과 함께 사는 것을 아주 당연히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고대 건물과 물건들의 역사 그리고 누구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모른다. 이러한 지역은 오직 소수의 방문객이 아니면 이집트 연구자들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긴 시간 동안 고대 유적과 늘 함께해와서 그런지 이집트인들은 4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늘 고대의 모습이 많이 변하지 않았다. 3500년 된 농사를 짓기 위해 아직 사용하며 수천년 된 농업 기계와 우물도 아직 그대로 남아 있으며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농촌의 모습을 보며 고대 이집트의 모습을 쉽게 연상할 수 있고 방문객들도 농촌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것은 이집트에서 누릴 수 있는 매력이다. 다른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직접 체험해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 이집트는 3000-4000년의 고대 역사와 문화를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는 거대 학습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