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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Apr 08. 2022

#세 번째 이야기

카이로에서 전철 타기, 마이크로버스 타기

카이로 메트로

해외에서 문제없이 살기 위해 필요한 생활 정보는 미리 숙지해놓는 것이 유익하다. 특히, 이집트의 교통이 그러하다.


카이로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메트로이다. 이집트는 한국의 지하철을 모델로 메트로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래전 한국에서 사용되었던 직사각형 노란색 전철표를 카이로 메트로 전 구간에서 사용하고 있다.


카이로의 메트로에는 여성 전용칸이 따로 있다. 여성만 이용할 수 있는 구간이다. 처음 열차를 타보던 날. 난 여성전용 구간 앞에서 열차를 기다렸다. 열차가 도착해서 타려고 하니 내리던 여성이 나를 보고 소리를 쳤다. 아랍어로 소리를 쳐서 무슨 의미인지는 몰랐는데 나의 머리 위로 'women' 푯말이 있는 것을 순간 발견하고 나서야 그 여성이 왜 소리를 쳤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난 결국 그 열차를 타지 못하고 남성 혼용 구간으로 이동한 후 다음 열차를 탔다. 하지만, 남성 전용 칸은 없다.


'여성 전용 칸'


다른 나라에서는 흔한 열차 문화는 아니다. 이 나라는 남성이 여성만의 공간에 침해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듯 보였다. 분명한 것은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교통법인 것은 확실하다.


시민들의 발 '마이크로버스'

차량 번호와 목적지가 적혀있지 않은 '마이크로버스'. 도요타의 오래된 벤(van)인 15인승 '하이에이스(HIACE)'가 주 차량이다. 많은 차량들이 문이 없을 정도로 연식이 오래되었다. 목적지를 물어보고 15명이 꽉꽉 끼어서 타면 차가 출발한다. 가격은 1.75기니, 한화로 130원이다. 마이크로버스만 잘 이용해도 아주 싼 가격으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


처음 마이크로버스를 타본 던 날, 난 초행길이기에 운전자 뒷 좌석에 앉았다. 그곳에서 난 아주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해보았다. 버스 뒤쪽 좌석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차비를 건네준다. 알고 보니 운전자 뒷좌석에 앉은 승객은 뒷 좌석에 앉은 승객들의 차비를 차례로 받아 운전자에게 주는 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운전자가 잔돈을 주면 다시 뒤로 건네주는 것이다. 물론 이 서비스에 대한 대가는 전혀 없다. 그러나 귀찮기보다는 재미있고 유익한 봉사다.


그래서 난 아직도 운전자 뒷 좌석을 늘 사수한다. 이곳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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