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그네 한 Apr 15. 2022

#여덟 번째 이야기

타지에서 7년 만에 둘째가 생기다.

현지 산부인과 선생님과 함께...
 Mabruk. Congratulations, your're pregnant.


드디어 데이비드의 동생이 생겼다. 만 7살에 동생이 생긴 것이다. 만 7년을 혼자 그것도 외국에서 외롭게 지내던 데이비드에게 함께 할 동생이 생긴 것이다. 누구보다 기뻐하는 데이비드...


오랜 시간 둘째가 생기지 않아 포기하고 있었다. 아빠는 만 39세, 엄마는 37세. 무엇보다 우리 부부는 마흔이 되기 전에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둘째가 생겼다는 말은 '행복'이라는 단어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기뻤다.


이집트에서 만난 의사 선생님. 경험이 많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따뜻한 의사 선생님이었다. 늘 예약을 하고 병원에 방문하지만 늘 방문하는 임산부가 너무 많기에 1-2시간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었다. 우린 불편했지만 함께 있는 현지 임산부 가족들은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체되는 시간에 불평하며 선생님 방에 들어가지만 그의 미소와 따뜻한 말을 들으면 불평했던 마음들이 다 사라졌다.


몇 달 후...

Mr. Doctor... Is the fetus a son or a daughter?
Mm...... Girl...
Really.....?  I can't believe it!!!!!


엄마의 입덧이 데이비드를 가졌을 때와 너무 비슷해서 우린 당연히 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다. 마음속엔 늘 딸을 원했지만 뱃속의 태아에게 아빠의 바람이 전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한 번도 딸을 원한다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은 'Girl'이라 말한다. 몇 번을 확인하고 아빠는 너무 좋아 집에 돌아가는 내내 얼굴의 미소가 귀에 걸렸다.


아빠가 아들을 원한다는 것이 거짓말이었네... 그렇게 좋아?
사실 아들일 것 같아서 마음속의 바람을 이야기하면 태아에게 안 좋을 것 같았거든... 그래서...


이집트. 사막의 땅에 살며 우리의 마음도 사막처럼 메말라가는 것 같은 때에 둘째는 우리 가족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우린 잠시 아이를 낳으러 한국에 방문하였다. 수술을 해서 아이를 낳아야 했기에...


출산... 50일 된 딸과 다시 이집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4년이 지나 '수아'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매일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며...


이렇게 이집트는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을 허락해주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곱 번째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