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돌아보는 무함마드들...
남성 이름: 이스마일, 이브라힘(아브라함), 무사(모세), 다우드(다윗), 술라이만(솔로몬), 야흐야(요한), 일야스(엘리야스), 자카리야(자카리야), 유수프(요셉), 이사(예수), 무함마드, 아흐마드, 함마드, 알리...
여성 이름: 자밀라(아름다움), 수아드(행복한, 행운이 있는), 쌀와(편안함), 라일라(밤), 알리아(고상함), 나지마(별), 와르다(장미), 하비바(연인), 말라크(천사), 마람(희망), 파티마(무함마드 가족), 야스민(재스민), 주흐르(꽃)...
이집트뿐만 아니라 아랍 지역에서 많이 쓰는 이름이다. 그리고 이들의 이름 안에는 그들의 종교성이 드러난다. 이슬람 역사 가운데 본이 될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따르는 것은 이들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난 한국어 교사로 몇 년을 지내며 수많은 무함마드, 알리, 자밀라, 말라크, 마람 등을 만난다. 그래서 가끔은 누가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해 오해를 하고 실수를 하게 될 때도 있다. 그래서 꼭 "어떤 말라크인가요? 어느 무함마드인가요?" 하며 자주 확인하게 된다.
길을 걸어보자. 난 무함마드라는 친구가 있다. 길을 걷다가 앞에 가고 있는 나의 친구 무함마드의 뒷모습이 보인다. 나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그의 이름을 크게 부른다.
무함마드! 무함마드?
그런데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10명 정도의 무함마드가 나를 쳐다본다. 그들 모두 뒤에서 부르는 나의 목소리에 반응 한 것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리고 처음 보는 나에게 몇 명은 자신을 불렀냐며 손짓을 한다.
이집트의 거리는 보통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그 거리에는 너무 많은 무함마드, 알리, 자밀라, 말라크, 마람 등이 함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난 거리에선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가끔은 쫓아가기 싫어 그냥 지나치기도 한다. 그것이 나도 좋고 그(녀)도 좋고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도 뒤를 돌아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