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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May 08. 2022

#열 네 번째 이야기

아침마다 묘기를 부리는 자전거 빵 배달원

카이로 거리엔 흔하지만 현지에 산지 오래된 외국인조차 신기한 장면이 하나 있다. 그것은 머리에 탑으로 쌓은 긴 빵 널빤지를 머리 위에 지고 한 손으로 자전거를 타는 '에이쉬'(빵) 배달원이다. 이들의 배달 모습은 이른 아침 그리고 해 질 녘 카이로 거리 어디서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흔한 모습이지만 보는 사람(특히 외국인)은 신기하면서도 불안한 모습 중 하나다.


그들이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자전거를 타며 빵을 배달하는 이유는 이 빵은 이집트 식(食)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아니 모든 이집트인들은 이 안에 공기가 들어있고 둥글고 넙적한 빵을 주식으로 삼는다. 이 빵은 어떠한 음식보다 쉽게 구할 수 있고 싼 가격에 비해 좋은 맛을 낸다. 그래서 경제가 어려워 물가가 오르는 시기에도 이 빵만큼은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물가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빵의 가격마저 오르고 있다. 현재는 한국 돈 70원에 빵 두 개, 세 개를 사 던 것이 지금은 한 개밖에 살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 이유는 빵의 주 재료인 밀가루의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물가의 변동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의 삶도 힘들게 한다. 싼 음식 값 그리고 식품이 매력이었던 이집트의 생활이 이젠 어려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리 말한다. "싸서 살기 좋은 이집트가 이젠 살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사실 살기 힘든 곳이 이집트뿐이랴. 한국도, 미국도, 다른 여러 나라들도 모두 살기 힘들다. 그래도 먹는 것은 걱정하지 않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나의 가족들도, 무엇보다 이곳에 사는 현지인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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