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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한 May 09. 2022

'톰과 제리' 다시 보기

톰은 제리를 괴롭히기만 하는 나쁜 고양이인가?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어린 시절 TV를 통해 아주 즐겨 보던 만화가 '톰과 제리'이다. 폭력적이고 거친 만화이지만 어린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톰과 제리'의 스토리는 아주 심플하다. 쥐 제리를 잡으로 다니는 고양이 톰. 고양이 톰은 늘 쥐 제리를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쥐 제리의 약삭빠름과 영리함에 톰은 제리를 잡지 못하고 매일 당하기만 한다. 그래도 어느 누구도 톰의 편을 드는 사람 없고 귀여운 제리의 승리를 좋아했다. 그렇게 제리가 톰을 이기는 매 회마다 나와 또래의 친구들은 강한 힘을 가졌다고 약한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을 배우기도 했다.


40대에 '톰과 제리' 다시 보기


최근 들어 나의 페이스북 영상란에 '톰과 제리'만화가 수십 개가 올라와 있다. 추억의 만화이기에 페이스북을 열 때마다 1-2편씩 '톰과 제리'를 시청하게 된다. 하지만, 이젠 귀여운 제리를 괴롭히려고만 하는 톰의 거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제리의 얄미운 모습만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톰이 늘 먼저 제리에게 싸움을 건다. 톰은 어느 날엔 장난을 넘어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제리 그리고 제리의 친구인 새와 금붕어까지 잡아먹으려 한다. 하지만, 매회 결론은 같다. 제리는 늘 자칭 정의의 사도가 되어 톰에게 받은 아픔의 몇 배를 톰에게 되돌려준다. 제리는 톰에게 아주 잔인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복수한다. 그래서 이젠 통쾌함을 넘어 제리의 얄미움과 폭력성이 많이 보인다. 늘 가해자로만 비치던 톰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로... 이젠 톰과 제리의 만화에서 톰이 강자가 아니라 제리가 강자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톰은 제리의 영리함과 약삭함을 따라가지 못한다. 영상에서는 제리가 늘 톰에서 쫓기는 장면이 나오지만 제리는 손쉽게 톰을 제압하고 때론 톰의 머리 위에 올라가 그를 가지고 논다.


톰은 자신의 임무를 다했을 뿐이다.


(아파트가 아닌) 마당이 있는 주택이나 시골 농촌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고양이의 습성을 아주 잘 안다. 고양이는 자주 쥐를 잡아 자신의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입으로 물어 주인에게 가지고 가 보여주기도 하며 잡아먹는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사람들은 고양이가 쥐로부터 집의 음식과 물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잘해주길 바라기에 고양이를 키운다. 톰과 제리 만화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집주인(들)이 제리로부터 음식과 물건들을 보호하기 위해 톰에게 임무를 주는 장면도 가끔 나온다. 만화에서 톰은 호시탐탐 냉장고와 식탁의 음식을 노리는 제리를 경계하고 잡으러 다니는 것이다. 그래서 톰과 제리 만화에서 톰은 고양이로서 자신의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다. 가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는 하지만 만화 속의 제리는 톰을 무는 정도를 넘어 톰의 머리 꼭대기 위에서 집을 활보하며 어지럽혀 놓는다. 그래서 만화 속의 제리는 쥐가 아니다. 바로 사람이 상상으로 만든 작은 괴물이며 생태계 파괴범이다. 톰은 피해자이며 제리는 가해자인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 톰이 불쌍하다.


인간사회는 분명 계급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린 인식론적으로 사람들은 평등해야 한다 믿는다. 하지만, 동물의 세계는 분명한 약육강식이 있는 사회다. 사람과 동물이 다른   하나는 그러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못하는 가이다. 고양이와 쥐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기에 고양이가 잡아먹는 것은 당연한 자연 순리다. 차라리 힘센 고양이와  약한 고양이를 소재로 만화를 만들었다면 오히려 아이들 교육에 유익했을  있다. 물론  당시 아이들에게 그리 크게 흥미는 주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 톰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만화가 아닌 현실에선 쥐는 혐오 동물이지만 고양이는 사람에게 사랑받는 동물이다. 그리고 쥐로부터 집을 보호해주는 고양이는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 독특하고 오래된 지나친 상상이 들어간 만화라고 하지만 고양이 톰은 존재하는 모든 만화 동물 캐릭터  가장 불쌍하고 가련하다 말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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