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노란 길

by 류광현

가을은 천천히 발자국을 남기며 찾아온다.
바람에 흩날리는 노란 잎들이 발끝에 차여 구르고,
작게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마치 오래된 책장을 넘기는 듯하다.

나는 그 길 위를 걷는다.
누군가와 함께 걸었던 기억이
낙엽처럼 한 장 한 장 깔려 있다.
웃음이 있었고,
함께한 시간이 있었고,
그러나 이제는 빈자리만이 남았다.

노란 길 위에서
나는 나를 돌아보고,
사라진 시간을 만져본다.
가을은 늘 그렇게,
내 마음을 흔들며 계절의 서두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