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이 내리던 날

너의 이름을

by 류광현

아무 말도 못 한 채 걷던 밤
가로등 아래 마음이 멈춰 서
웃고 있었지만 속은 젖어
눈처럼 조용히 쌓이던 너

차갑게 내려앉은 기억이
오늘따라 더 선명해져
지우려 할수록 또렷해진
너의 이름을 삼켜

마음의 눈이 내리던 날
사랑은 말없이 얼어붙고
붙잡지 못한 그 온기만
가슴에 하얗게 남아
아프도록 고요한 그 밤
나는 너를 보내지 못했어

괜찮다는 말이 늘어나
진심은 점점 뒤로 가
웃음 뒤에 숨긴 후회가
발자국처럼 남아 있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묻지 못한 마음들만
계절이 바뀌어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어

마음의 눈이 내리던 날
사랑은 끝내 말이 없었고
녹지 못한 그리움이
지금도 나를 덮어
차갑게 빛나던 그 밤
나는 아직 너를 부르고 있어

눈이 그치면 괜찮을 줄 알았어
하지만 마음엔 아직 겨울이야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