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대 램지어 교수의 <망언>은 적어도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내 나라 사태>나 <강력한 정치 신인>의 사실 상 출사표에 묻혀 수그러든 상태다. 일본의 <억울한> 입장을 두둔하고자 하는 시도는 국내외에서 이미 여러 번 있었다. 생존자들의 증언과 사진 자료 등 꼼짝 못 할 증거(damning evidence)들이 속속 드러나자 몇 가지 예외적인 사례(isolated case)를 들어 본질을 흐리고(obscure) 자 하는 시도가 지속되는 것 같다.
미국 주류 학자의 시각과 의식에는 한국은 여전히 우리가 가난한 대륙의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라는 의식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1932년 5월 17일 네루가 '세계사 편력'에서 일제에 강제 합병당해 우리나라가 지도에서 일시 <사라진> 상태에서도 코리아의 '이천 년' 역사와 한글, 예술성, 조선술을 높게 평가했던 때만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주 드물지만 <한국은 생각보다 대단한 나라>라고 하는 미국 유명대학교 교수의 강의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많은 것이 그 반증이다. 일본이 <대단한 나라>라는 영상의 조회수가 과연 우리처럼 높을지는 의문이다. 작은 반도의 남쪽을 차지한 이 나라는 미국의 인디애나 주와 크기와 모양도 어찌나 닮아 있는지 벽에 걸려 있는 지도를 볼 때마다 놀라곤 한다.
일부 학자들이 <학자적인 양심>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치열한 학계에서 <튀어 보고 싶은> 마음에서 그런지 주기적으로 논란을 일으킨다. 어쩌면 <부자나라>의 환심을 사서 나쁠 게 없다는 의식 때문은 아닐까? 본질을 흐리는(blur) 방법도 여러 가지다.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실린 강제노동 사진의 주인공은 일본인일 수 있다는 일본 신문의 보도라든가, 한국 내 미군기지 주변에서 미군이나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을 <위로>하던 여성들의 수가 훨씬 많을 거라는 것 등이다. 또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일부 악덕 중개인이의 속임수 또는 강제로 여성들을 위안부로 전장에 보낸 사실이 있기는 하다>라고 슬쩍 흘리기도 한다. 전형적인 물타기 작전이다.
물론 1940년대와 2010년대의 분위기는 다를 수 있다. 국가적인 개입이 없었다고 해도 여성을 성노예(sex slave)로 이용한 것은 반문명적인 행위다. 초근목피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입 하나>라도 덜려고 자원한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소속 지휘관이나 부사관들이 인간미가 있는 경우 여성들에 대한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은 곳이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의 본질을 바꾸지는 못한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매달릴 수는 없다>는 시각도 맞고 잘못한 것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다시는 그런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게>하는 시각도 틀린 게 아니다. <애정남/녀>가 또다시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