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따르면 먹이를 찾는 방법을 가르치는 개미가 있다고 한다. 선임 개미가 앞서 가고 가르침을 받는 개미가 그 뒤를 따른다. 뒤따르는 개미는 마치 동네 산책하는 개가 자신이 지나는 길에 표시를 하듯 주변을 익힌다. 다 익혔으면 앞서가는 개미를 툭 치며 계속 진행하라는 의사를 전달한다. 이렇게 해서 3분 21초 만에 먹이를 찾는다. 혼자 스스로 먹이를 찾으면 5분 10초나 걸린다고 한다. 한편 그 선임 개미는 먹이 있는 곳을 가르쳐주지 않을 때는 보통 네 배나 빨리 이동한다고 한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셈이다.
인간이 짧은 시간 동안에 이렇듯 비약적인 발전을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지식을 전달하고 보존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명한 데 있다고 본다. 그 가운데 책의 역할이 지대했다. 일반 생물들은 대부분 본능에 의존하고 그나마 고등 동물로 갈수록 새끼에게 사냥을 비롯한 기본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 학습 능력의 차이가 지구의 패권을 결정한 듯하다.
위나라의 대부 공문자는 친구의 부인을 빼앗아 아내로 삼은 부도덕한 사람인데도 존경을 받았다. 자신보다 지위가 낮아도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물어보는 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은 게 그 이유였다. 모르면 아랫사람에게라도 당연히 물어봐야 한다. 자신의 발전을 위해 유익할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의 큰 실수를 막을 수 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걸 가래로 막아야 하는 낭비를 차단할 수 있다.
흔히 비행기는 이착륙 때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처음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행 도중에 아래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잠시 걱정한 적도 있다. 하지만 사고의 80% 정도는 이착륙 도중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수십 년 동안 비행기를 조종한 베테랑 기장도 착륙 시에 매뉴얼을 본다고 한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예전에 기장이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순간에 그의 권위에 압도되어 부기장이 미처 질문을 하지 않는 바람에 항공 참사가 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나에게는 상당히 현명한 친구가 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질문이 많다는 점이다. 질문하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때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타박을 맞는 수도 있다. 서양에서의 문제 해결 기법 중에 DMAIC (Define, Measure, Analysis, Improve, Control), 5-Why, Fish bone analysis, Fault tree analysis 등이 있는데 이 친구는 5-Why를 즐겨 쓴다. 그러한 기법이 있는지조차 모를 텐데, 아마 생활인으로서 저절로 터득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