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매년 10%씩 성장하고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을 때는 상당수의 여성이 사회의 외풍을 막아 줄 남자와의 무탈한 결혼생활을 꿈꾸었다. 여성의 목표가 현모양처던 것이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성평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한 데다 안정된 직업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기에 경제적인 이유만으로 결혼을 결심하는 여성은 드물어졌다.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사람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누구나 거절당할 수 있음을 알기에 보통 사람들은 절벽에서 처음으로 뛰어내리는 펭귄처럼 사랑을 감행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어떤 이에게는 거부당하는 것이 마치 무대 공포(Stage fright)처럼 죽음보다도 더 큰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결혼하지 않은 실제 이유일 때도 있다.
능력과 운이 따라 경제적인 자립을 이룬 남녀는 자신과 사귀기를 원하는 이성이 많다 보니 서두르지 않고 다중으로 만나므로 사랑의 결실을 보기가 쉽지 않다. 영어에 heart breaker라는 단어가 있다. 연애를 게임처럼 즐기며, 남자를 사랑에 빠뜨리고는 떠나가 버리는 여자를 말한다. 하나의 사회현상이 사전에 등재될 정도면 창궐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매우 일반적인 현상임을 암시한다. 비행기는 이륙 순간에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실내조명 등마저 끄는 등 다른 곳에 쓰는 에너지는 최소화한다. 비행기가 연료의 절반이나 쓰면서 활주로를 전속력으로 달려야만 힘겹게 공중부양을 할 수 있듯이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연애도 결코 이룰 수 없다. 사랑은 마음을 정복하는 일이다. 생살여탈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사랑보다 더 큰 권력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