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용기를 키운다
이탈리아의 파르마는 오페라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곳 사람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고 한다. 오페라 가수가 시원찮다 싶으면 토마토를 던지며 항의하곤 해 가수들이 긴장하며 찾는 곳이기도 하다. 기본 실력도 실력이지만, 제대로 연습하고 가지 않으면 돌발상황이 발생하고 망신당하기 십상이다. 이런 엄격한 토양이 유지되니 세계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자존감은 환희와 만족과 긍지를 뜻한다. 자신의 가치를 느끼고 존경하는 상태다. 자존감을 흔히 꽃과 보석에 비유하는 이유다. 자존감은 자신이 이룬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걸 의미한다. 이것이 없는 상태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우울하고 슬프며 비참한 상황으로 이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자존감을 가지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가운데 한 가지는 어느 한 가지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 여자 동창의 인재관은 일리가 있다. 밀리언 셀러를 여러 권 낸 유명 출판사의 대표인데, 명문대를 선호하기보다는 한 과목, 어떤 한 분야에서든지 1등을 해본 사람들을 눈여겨본다.
내가 아는 기업체 임원은 골프가 되었든 노래가 되었든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면 끝을 본다. 전문가에 지도도 받고 관련 서적도 탐독하고 연습도 프로 선수 못지않게 한다. 영어는 기본적으로 뛰어나고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일본어도 잘한다. 누구나 다 이런 인생을 살 필요가 없고 이게 꼭 최선의 길이라 할 수는 없지만 감당할 수만 있다면 괜찮은 방식이라고 느꼈다.
초등학교 때 전교 어린이 회장직을 맡은 적이 있다. 동네를 지날 때 가끔 같은 학교 학생들이 ‘저 형이 전교 회장이야’라고 하는 말에 책임감도 느꼈지만 흐뭇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학업 성적이 상위권이어서 일단 후보군에 들었지만 동급생들의 인기도 어느 정도 있었던 모양이다. 특히 여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당선에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튼 회장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이 사건은 한동안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한껏 기여를 한 건 사실이다.
자존감은 자만심과 경계를 공유하고 있으니 실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자존감이 인간으로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존엄성에 기반을 두어야지 어떤 성취에 기반을 둔다면 실패했을 때는 어찌할 것인가.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소멸되는 지위와 명예에 집착하는 건 의미가 없다. 성패에 관계없이 그 존재 자체로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이 그래서 중요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