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생존 전략

1등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닐 수 있다

by 김광훈 Kai H

인간이든 다른 동물이든 경쟁은 필연적이다. 경쟁이 존재한다는 것은 승자와 패자, 1등과 2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등이 아니라고 좌절할 이유는 없다. 권토중래를 노릴 수도 있고 또 2등의 장점도 있다. 구부러진 나무는 쓸모가 없어 자신의 수명을 오래 보존한다. 실제로 도편수가 잘 자란 적송을 몹시 탐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서오릉에는 아름다운 숲길이 많은데 그중에는 서어나무 길도 있다. 서어나무는 전국 각지에서 자생해 흔히 볼 수 있으나 나뭇결이 고르지 않아 목재로써 가치가 작다. 이러한 취약한 점이 오히려 생존하는 데는 유리해진 셈이다. 장자도 ‘곧은 나무는 먼저 베어지고 물맛이 좋은 우물은 먼저 마른다’라는 말을 남겼다. 재능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다 살아갈 방도가 있는 법이니 쉽게 포기할 일이 아니다.


당장은 도저히 1등을 따라갈 수 없을 때는 쿨하게 인정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예전에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 자동차를 렌트하러 어느 업체에 갔더니 ‘우리는 2등입니다. 더 노력합니다 (We are number 2. We try harder.)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인상적인 태그라인(tagline)이었다.


이 광고 문안은 즉시 효과가 나타났다. 10년 이상이나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가 일 년 만에 320만 달러 적자에서 120만 달러 흑자로 전환했다. 그게 1963년 경이니 상당한 액수다. 시장 점유율도 29%에서 36%로 급증했다. 경쟁사가 61%에서 49%로 급락했으니 태그라인의 힘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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