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하고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싶었다.
인사는 내 존재를 알리는 신호다. 자존감이 부족했던 나는 내 모습을 드러내기를 부끄러워했다. 인사를 먼저 하게 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두려운 상황을 피하는 것만이 작아진 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일이 어색해졌고, 새로운 관계를 맺기 어려워지며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되었다. 인사말은 내 입가에서 맴돌았고,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과 달리 방어적인 이미지만 쌓여갔다. 나도 모르게 수줍음을 휘둘렀고 오해를 만들었다. 내가 만든 오해가 사람들이 날 좋아해 주지 않는다고 착각이 되었다.
약해진 사회적 근육을 기르기로 다짐했다. 고립감은 정신건강과 삶의 행복에 치명적이었다. 사람과의 유대가 그리웠고, 깊은 애정과 관심이 필요했다. 하지만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알지 못했다. 그나마 유지하고 있던 대인관계는 전부 그들이 먼저 다가와서 시작한 관계였다. 더는 마냥 기다리는 사람으로만 남을 수 없었다. 이제 와서 사람 사귀는 방법을 연습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조바심도 들었다. 내가 바라는 유대와 애정을 얻기 위한 인간관계는 쉽게 얻을 수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하기로 다짐했다. 인사를 분명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고 그것만 해도 나에겐 큰 성공이었다.
타고난 수줍음을 변명으로 어설픈 인사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수줍음은 나의 특성이지만, 인사는 태도의 문제다. 다른 사람처럼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를 담아 인사를 할 필요는 없다.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한 인사 자체에만 나답게 충실하면 된다. 인사는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상대와 눈을 맞추고 인사말을 확실하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도 꾸미지 않은 나다운 목소리로 분명하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미래의 나를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