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갑자기 다시 입덧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도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식사를 하지 못하고 먹던 걸 토하거나 하는 일이 잦아졌다. 뒤늦게 다시 찾아온 입덧은 임신 초기 입덧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밥보다는 면 종류를 더 먹고 싶어 하고, 시원하거나 신 맛, 매운맛 같은 자극적인 맛을 찾고 있다. 아내는 점점 더 내 입맛을 닮아간다며 하소연을 한다. 만두나 김밥, 콩국수 같은 것들이 다시 당긴다고 한다. 뱃속에 아이들이 태어나면 이런 아빠의 입맛을 닮으려나?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만두와 콩국수가 당기는 뱃속 아이들은 엄마가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지 나중에라도 알 수 있을까? 아마도 잘 모를 테니, 아빠인 내가 기록해서 남겨둘 예정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곤란한 것은 잠을 깊게 잘 수 없는 점이다. 아이들이 커지면서 무게가 나가다 보니, 정자세로 누우면 호흡하기가 힘들 정도로 횡격막을 누른다. 옆으로 돌아 누워야만 숨을 쉴 수 있는데, 이것도 31주 차가 되니 숨이 잘 안 쉬어져 잠에서 깬다고 한다. 저녁에 같이 침대에 누워도 아내는 새벽 1시쯤 잠이 깨서 혼자 거실에 나가 잠이 올 때까지 서성이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낮에도 힘이 없고 저녁에도 기운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몸 상태가 안 좋으니 소화도 잘 안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보면 소파에 걸터앉아서 졸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워진다. 아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부터 엄마의 잠을 빼앗아가고 있다. 육아를 시작하면 잠이 더 부족해진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잠이 부족해지니 걱정이다.
아내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다음 주에 잡혀있던 산부인과 태동 검사를 미리 다녀왔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있고, 아이들 둘 다 모두 너무 활발하게 움직여서 심장소리를 제대로 듣지를 못했다고 한다. 비싼 진료비를 내고도 결과를 제대로 못 들었으니 아쉬워해야 하는 건지, 아이들이 너무 잘 움직여서 좋아해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이제 곧 아이들이 바깥에 나온다. 그때도 건강하고 활발하게 꼼지락꼼지락 잘 움직여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