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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에게 묻다 ‘나의 삶을 그림으로 그려줘'

by 제제의 하루

요즘 제공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서비스들은 대부분 개인 맞춤 설정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의 정보, 입력된 프롬프트, 그리고 몇 가지 조건 변수를 조합해, 답변을 더욱 사용자 맞춤형으로 제공하거나 선호하는 스타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 외에도, 음성 모드로 ChatGPT와 영어 연습을 하다 보면, 답변이 묘하게 나에게 최적화되어 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 점이 궁금해 물어보니, ChatGPT는 음성 모드 대화 중 일부 중요한 정보를 메모리로 저장해 이를 대화에 활용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더라도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나 키워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나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이 걱정에 메모리 설정을 확인하거나 대화를 다시 검토한 적도 있지만,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어 안심하고 넘어간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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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최근 재밌는 문구를 Linkedin에서 발견했다. ChatGPT에 아래와 같이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기반으로, 너가 생각하는 나의 현재 삶을 그려줘’라는 프롬프트다. ChatGPT가 Dall-E로 바로 그림을 그려준다.

Based on what you know about me, draw me a picture of what you think my current life looks 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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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 그림이 내 삶을 정말 현실감있게 그려낸 것은 아니지만, 그림 하나에 내가 관심있어하는 많은 주제와 아이템들을 구석구석 잘 넣어 두었다. 그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컴퓨터와 모니터는 코드를 작성하거나, 데이터를 분석할 때 ChatGPT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나온 것 같다. 현재 서울에 살고 있다는 정보를 토대로, 창문 밖에는 남산타워로 추정되는 건물도 보인다. 2024년 전반에 걸쳐 자동차 구성에 대한 부분을 리서칭을 많이 했더니, 화면 중앙에 분해한 자동차 모형이 보인다. 그 주위로는 아기들과 육아용품이 눈에 띈다. 2023년과 2024년 많은 시간을 쏟았던 육아가 내 삶에 차지하는 비율도 가늠해볼 수 있다. 화면 구석에는 책들이 꽂혀있는데, 책 문구 정리나 내용 해석 등을 이용했기 때문에 아마도 그림 오른편에 비치한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골프에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를 이야기했던 이력을 가지고 오른쪽 아래 골프가방을 배치한 것 같다. 이해가 잘 안가는 쓰레기나 AI 특유의 이상한 모양의 그림도 있지만, 내가 최근 1~2년 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반영한 흥미로운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ChatGPT를 얼마나 밀접하게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

이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재밌는 요청들을 몇 가지 해볼 수 있다. 그림의 스타일을 바꾸거나, 나의 미래, 나의 과거, 나의 workspace 등을 상상해서 그려달라는 요청을 해보면 재밌는 그림들을 볼 수 있다. 본인이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ChatGPT에 넣었는지도 돌아볼 수 있다. ChatGPT를 많이 사용하시는 분들은 한 번 입력해보자.

‘ChatGPT,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내가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그림으로 표현해주세요.’

Based on what you know about me, draw me a picture of what you think my current life looks like.

당신의 삶을 AI의 눈으로 엿보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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