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교,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과학 이야기』
저자는 핵물리학을 전공했다. 박사 후에는 미국 등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연구했다. 그러다 과학전문 월간지의 편집장을 지냈다. 지금은 <메종드사이언스>라는 인스타그램에 과학과 일상에 관한 인스타툰을 올리며 소통한다고 한다.
그렇게 몇 해 동안 쌓인 인스타툰이 기초가 돼서 이 책이 나왔다. 아마도 그때그때 이슈가 되거나 떠오른 주제에 대해서 그렸음직한 과학툰들을 모아 정리했고, 거기에 말로 살을 붙였다. 그렇게 멋들어진 한 권의 과학 교양서가 탄생했다. 제목에서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에서 ‘어쩌면’이라는 수사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접하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수단에 대한 저자와 출판사의 희망과 확신이라 생각한다.
과학 교양서라고 해서 과학을 너무 쉽게만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쉽게 이해되기만 하는 이야기는 지적 자극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쉽더라도 뭔가를 얻을 수 있는, 그것도 조금은 생각을 해야 하는, 그런 글을 좋아한다. ‘어쩌면’ 이 책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여덟 컷짜리 인스타툰은 과학 주제에 관해 쉽게 맛볼 수 있게 하고, 내용은 그에 관해서 ‘조금’ 깊이 들어간다. 그런데 쉽게 쓰긴 했지만, 그래도 곰곰이 생각을 해봐야 하는 대목들이 적지 않다. 이 책에서, 심지어 내 전공이랄 수 있는 생명에 관한 내용에서도 몇 가지를 배웠다.
모든 과학의 분야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1부의 우주는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분야일 것이고, 2부의 뇌, 3부의 생명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분야인 듯하다. 4부의 기후 위기는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이처럼 좀 제한된 분야만 다룬 것이 아마도 못내 아쉬웠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책의 형식적 완전성을 추구하느라 잘 알지도 못하고, 자신이 없는 것까지 다 다루는 것보다는 이런 것이 좋다.
좀 부럽단 생각을 했다. 아는 과학자 중에 그림을 잘 그리는 분이 있다. 그런 분이 쓴(그린?) 책을 보면서 부러웠는데 이번도 마찬가지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은 그냥 표현의 문제라기보다는 과학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시각적으로 잘 파악하고, 잘 드러낸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과학의 이해도가 깊을 수 있고, 또 남에게 잘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을 보고 읽다 보면 과학이 보다 가까워진다. 그런 능력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