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칼날 위의 역사』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를 굳이 현재의 교훈을 찾기 위해서만이라고 한정지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재미있어서, 과거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우리의 오늘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는지 궁금해서 역사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읽어야 오래 읽고, 많이 읽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다가도 그게 현대의 상황에 비추어서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게 교훈이 되고, 현대를 살아가고, 반성을 하는 데 거울이 된다. 교훈만을 위해서 읽지는 않지만, 교훈이 되지 않는 역사도 없다.
이덕일의 『칼날 위의 역사』는 그런 목적, 즉 현재의 교훈을 위해 역사를 읽는다. 아니, 역사를 통해 강력하게 현재를 해석한다. 2016년에 나온 책이니 당시의 상황을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 그래서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니 더욱 생생하고, 그 후의 역사도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흥미있다.
현재의 교훈을 얻기 위해 굳이 역사를 찾아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역사를 읽으면 자연히 현재를 읽게 된다. 역사를 읽는 방법, 역사를 통해 현재를 읽는 방법, 그리고 현재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