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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Jul 24. 2020

오스만 제국, 찬란했던 제국 600년의 역사

오가사와라 히로유키, 《오스만 제국》

오스만이라는 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떠오르는 것부터 이야기해보면우선 15세기 장렬한 동로마 제국의 종말이 생각난다오스만제국의 메흐메드 2세는 백마를 타고 콘스탄티노플로 입성했고이후 도시의 이름을 이스탄불로 고친다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빈 공략이다. 17세기(정확히 1683빈을 공략하던 오스만제국의 군대가 철수하면서 남기고간 커피콩이 유럽에서 커피가 유행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오스만제국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참 사소한 에피소드다). 그리고 술탄 되었을 때의 형제 살해그리고 하렘의 음침한 느낌예니체리라는 정예군그리고는 제국의 종말이다오스만제국의 종말에서 오스만은 철저히 수동적인 위치에서만 배웠다데이비드 프롬킨의 현대 중동의 탄생에서나 스콧 앤더슨의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이미 오스만제국은 갈기갈기 찢겨질 운명이었고서양 제국들이 어떻게 요리하느냐의 문제로만 다루었다이미 기가 쇠한 나라가 제1차 세계대전의 잘못된 선택으로 망하고, ‘아타튀르크’ 무스타파 케말의 터키공화국으로 변신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오스만제국에 대한 지식혹은 인상은 이런 내용 언저리에서 많이 벗어나지 못한다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지식인상에서 더 나아갈까 싶기도 하다그만큼 우리는 단일 왕조를 유지하면서 600년이나 강대국으로 존속했던 한 제국에 대해서 너무 무지한 셈이다유럽과 아시아를 모두 아우르며 유럽을 압박하고아랍 세계를 거의 석권했던 그들의 위상에 비추면 세상의 관심이 너무 야박하다.

 


찾아봐도 오스만제국 자체의 역사특히 통사를 다룬 책은 드물다일본에서도 이 책 오가사와라 히로유키의 오스만 제국이 20여 년 만에 나온 것이란다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오스만제국의 역사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아나톨리아의 변방에서 깡패 집단으로 존재하다 후국(侯國)으로 발전하고세력을 넓혀 왕국으로그리고 지금의 동유럽 거의 전체와 또 지금의 아랍 세계를 거의 완전히 석권하는 강력한 제국을 건설하는 과정은 몽골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과정과 비교된다또한 그 제국이 그토록 오랫동안 존속하면서 벌어졌던 다양한 사건들과 과정 역시그동안 몰랐던 것과 비추어 보면 흥미진진한 역사다그리고 그동안 부정적으로만 생각해왔던 형제살해 전통이라든가하렘의 실체 등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물론 오스만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오스만제국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려는 자세로 치우치는 것은 사실이다이를테면 형제 살해의 전통에 대해서도 왕족을 통제하는 체제로서 기능한 것이었다고 보면서 그 무자비한 전통에 대한 비판은 아끼는 것은 그렇게 탐탁스런 것은 아니다하지만 어떤 나라든 역사 속에서 존재했던 전통은 이유가 있었고특히 이처럼 오랫동안 기능한 데에는 긍정적인 면이 없지 않았다는 것만큼은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그런 왕족 견제 수단과 더불어이슬람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이슬람교에만 몰입하지 않은이른바 혼합주의가 오스만제국을 오랫동안 존속시켰다는 것은 어쩌면 중세의 유럽과는 또다른 긍정적인 면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오스만제국을 계승한 나라로 터키 공화국만을 생각한다하지만 저자는 오스만 제국령이었던 국가가 발칸 반도와 아랍 지역에만 20개 국이 넘는다고 지적한다물론 그 나라들은 오스만제국에 지배당했던 그 역사를 치욕으로 생각하고어두운 기억으로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어쨌든 그 나라들 역시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받은 것만큼은 사실일 것이다그만큼 역사 속에서 기억해야 할 제국이다그건 세계사를 균형 있게 파악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필요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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