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이해의 드라마

콜린 후버, 『리마인더스 오브 힘』

by ENA

콜린 후버. 그의 직전 작품 『베러티』는 미스터리를 뼈대로 로맨스라는 향수를 뿌려놓은 듯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특히 여성의 심리 묘사가 자세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정 상황에서 가지게 되는 여러 관점에 따른 복잡한 심리를 묘사하는 것을 무척 흥미롭게 읽었었다. 물론 미스터리적 요소도 흥미로웠다.


이번 작품 『리마인더스 오브 힘』에는 미스터리적 요소가 없다. 스토리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표지 그림처럼 허름한 차림의 한 여인(케나 로완)이 가방 하나 들고 한 마을을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길 한쪽에 보이는 작은 나무 십자가는 그의 연인이었던 스코티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이 여인의 사연은 무엇일까? 이 마을은 왜 찾는 것일까? 이 마을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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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저에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를 휘감는 비극이 있다. 스코티의 죽음. 그의 죽음으로 케나 로완은 가장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다. 하나뿐인 소중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있고, 가장 절친한 친구를 잃은 남자, 렛저 워드가 있다. 그리고 네 살짜리 소녀가 있다. 스코티와 케나 사이에서 태어난 디엠. 케나는 스코티이 죽음에 대한 과실치사의 책임으로 5년간 복역하고 나왔다. 그리고 그 마을엔 딸을 찾기 위해, 아니 적어도 만나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그 마을에서 첫날부터 빠져든 이는, 또한 그녀에게 빠져든 이는 바로 스코티의 가장 절친했던 친구, 지금은 디엠의 아빠 노릇을 하고 있는 렛저다. 운명의 장난 같지만, 소설의 구성에서는 어쩌면 필연 같다.


소설은 렛저와 케나의 관점을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그렇게 참신한 구성은 아니다. 다만 한 상황에서 두 사람의 관점을 서로 달리 묘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이야기 전개를 두 사람의 관점에서 연결시키고 있다. 따라서 소설은 두 사람이 중심이다. 다만 두 사람이 넘어야 하는 벽이 따로 존재한다. 그 벽을 어떻게 넘느냐, 그 공고한 미움의 터널을 어떻게 건너느냐, 이게 이 소설의 관점 포인트인 셈이다.


더 마음이 쓰이는 것은 연인을 잃고, 딸도 빼앗기고, 삶의 희망을 잃은 케나 쪽이 아니라 여러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렛저다. 어느 것도 버릴 수 없는 그야말로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처해 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상황은 누구나 처한다. 소설은 간접적으로 그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간절히 원하도록 한다. 두 사람의 진심을 알기에 응원한다.


우리가 사람을 미워하기는 쉽다. 그런데 실은 무언가 잘못된 것을 남에게 미뤄야 내가 살 것 같아 그런 경우가 많다. 용서도 어쩌면 쉬울 수 있다. 나에게 잘못 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내게 어떤 우월감을 준다(아마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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