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진화론 마지막 책

찰스 다윈,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by ENA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 말고도 책을 적지 않게 썼다. 『종의 기원』 이전에 『비글호 항해기』를 냈고, 여러 특정 생물들을 관찰하고 실험한 결과를 책을 내기도 했다. 따개비, 난초, 식충식물 같은 것들에 관한 것들이었고, 마지막 책은 지렁이에 관한 책이었다.


그중에서도 『종의 기원』과 함께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과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 이 세 권의 책이 진화론을 논증한 ‘진화론 3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종의 기원』을 쓰면서 굳이 미뤄두었던 인간의 진화에 관한 것을 다시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을 써서 출판했고,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의 한 부분으로 생각했다 분량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책으로 만들어 출판한 것이 바로 이 책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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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선택이라는 진화의 메커니즘을 길게 논증한 것이 『종의 기원』이었고, 거기에 인간 역시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진화해왔으며, 새로운 진화의 메커니즘인 ‘성 선택’을 제시한 것이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이었다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은 인간이나 동물이 동일한 기원을 갖는 감정과 그것의 표현 방식을 가졌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우리의 본능이 진화적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의 독특한 표현 방식은 새로이 진화한 것이라는 것을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은 다양한 예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찰스 다윈은 형태뿐만 아니라 마음도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부정된 메커니즘이 있고, 또 지금의 수준에서는 과학적 분석이라고 할 수 없는 증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찰스 다윈은 당대의 기준에 비추어 가장 엄격하게 자신의 이론을 논증하려고 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윈 특유의 끈질김은 여기서도 유감없이 드러나는데, 진화론의 세례를 듬뿍 받은 오늘날의 독자의 입장에서는 인간과 동물이 동일한 기원을 가지는 감정과 그 표현 방식을 가졌다는 것을 굳이 이렇게 길고 길게 논증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특히 책에 삽입된 삽화들과 사진들은 흥미를 끈다. 지금에야 사진을 책에 넣는 것이 당연시되는 상황이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다. 설명을 보면, 기계식 복사기를 이용해서 삽화를 인쇄한 최초의 대량 출판물이었다고 한다. 또한 사진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삼은 최초의 과학책 중 하나이기도 했다고 한다. 사진을 보면서 사람의 표정이 어떤 상황을, 어떤 감정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유추하는 것 마저도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종의 기원』보다는, 그리고 『인간의 유래와 성 선택』보다도 덜 주목받아온 책이지만당대의 일반적인 독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흥미로웠을 책이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이 아닌가 싶다.


다윈을 이해하고, 현대 심리학의 시작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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