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1, 팡틴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 (민음사)

by ENA

『레 미제라블』 1부를 담은 1권의 제목은 '팡틴'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1부의 주인공을 팡틴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싶다. 당연히 장 발장이 1부의 중심 인물이다. 하지만 팡틴을 제목으로 쓴 이유도 알 것도 같다. 팡틴이야말로 이 이야기의 중심 인물들을 엮어주는 인물인데다가, 1부에서 떠나가 버리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짐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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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의 '올바른 사람'에서는 미리엘 주교를 이야기한다. 비앵브뉘 예하라 불리는 성자같은 인물이다. '환영한다'는 뜻을 지닌 ‘비앵브뉘(bienvenu)’란 말처럼 그는 모든 가난한 사람을 환영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장 발장의 각성을 가져온다.


2장 '추락'은 그 유명한 장 발장 이야기의 시작이다. 빅토르 위고는 장 발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빵 하나를 훔친 죄(물론 탈옥 시도로 추가된 것이지만)로 19년을 감옥에서 살다 나온 장 발장의 사정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제목은 추락이지만, 끝은 장 발장의 각성이고, 새로운 시작이다.


3장 '1817년에서는 일단 1817년에 벌어진 수많은 일들을 나열한다. 이게 과연 이 소설에서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 할 순간에 드디어 팡틴이 등장한다. “햇빛 같은 아름다운 금발을 가졌기 때문에 블롱드라고 불리는 팡틴"(220쪽). 그녀의 아름다움과 버려짐. 2장 제목 '추락'은 오히려 그녀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녀의 딸 ‘코제트’.


그리고 마들렌 씨, 마들렌 시장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몽트뢰유쉬르메르에서 기업을 일구어 시를 부흥시키고 시장이 되어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다. 다름 아닌 장 발장이다. 그의 각성의 결과이다.


장 발장의 성공이 있으니 그의 재추락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것을 촉발시키는 인물은 잘 알고 있듯이 자베르 형사다. 장 발장을 추적하는 이유는 의협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솔직하게는 집념, 혹은 집착이다. 장 발장은 자베르로부터 상마티외란 인물이장 발장으로 오인되어 무기징역, 혹은 사형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개인적으로는 상마티외 사건을 알고 나서 장 발장이 고뇌에 휩싸여 왔다 갔다 하는 마음을 표현한 부분이야말로 1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잠깐만 눈 감으면 현재의 안위와 존경을 그대로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마음과, 양심상 그럴 수 없어 자신이 장 발장임을 밝혀야 한다는 마음 사이의 갈등은 그냥 두 마음 사이의 갈등이 있다는 식을 넘어서 재판이 열리는 아라스까지 가는 길에 마차가 고장나는 상황에서 그것에 대해 안도하기도 하면서도 무리하면서 서루르는 모습 속에서 아주 실감 나게 표현되고 있다. 빅토르 위고가 당대의 사회상을 자세히 묘사하는 데서와 함께 이렇게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묘사하는 것은 작가로서의 집요함과 더불어 천재성이다.


끝내 마들렌 시장은 장 발장으로 스스로 내려온다. 그리고 팡틴은 코제트를 보지도 못하고 죽고 만다. 그리고 이야기는 2부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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