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2』
『레 미제라블』 2부의 제목은 '코제트'다. 1부에서 결핵이라는 질병과 함께 딸을 만나지 못할 것이란 충격 속에 죽은 '팡틴'의 딸이다. 몽페르메유의 테나르디에 여관에서 자신에게 엄마가 있는지도 모르는 채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는 가여운 소녀이기도 하다. 그러나 2부의 제목이 코제트라고 했지만, 2부에서 코제트가 중심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장 발장의 모든 것이 2부에서는 코제트를 둘러싸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목이 코제트인 것이다. 1부에서처럼.
감옥에 갇힌 장 발장이 극적으로 탈출하고(죽은 것으로 보도되지만), 코제트를 구출해내고, 파리의 음습한 집('고르보의 누옥‘)에서 나름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 자베르에게 쫓기어 결국은 프티 픽퓌스 수녀원으로 숨어들게 되는 게 2부의 내용이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간단한 줄거리다. 그러나 빅토르 위고는 단순하게 그 과정만을 쓰지 않는다. 무엇하나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데 그의 역사와 사회적, 철학적 성찰을 두루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이 소설을 그냥 줄거리를 따라가서 일이 어떻게 될 것인지만을 집중하게 하는 소설이 아니라(그것만으로도 무척 흥미진진하지만), 그 과정 도처에 얽히고 얽힌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빅토르 위고와 함께 살피면서 가는 것이야말로 이 소설을 읽는 진정한 즐거움이자 의의가 되도록 한다.
그렇게 보자면 2부 1장의 워털루 전투에 대한 기나긴 고찰은, 어쩌면 이 소설 전체의 줄거리에서 거의 무의미해 보이지만, 빅토르 위고의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중요한 내용으로 보인다. 이 장은 그야말로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하고 100일 천하 이후 최종적으로 패배하게 되는 워털루 전투에 대해 하나의 논문처럼 읽히기도 하고, 현장 보고문처럼도, 연설문처럼도, 심지어 시(詩힌)처럼 읽히기도 한다. 물론 독자들이 이 전투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으리란 가정 하에 쓰고 있긴 하다. 그런 독자들에게 왜 나폴레옹이 패했는지에 대해, 그 운명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혹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고작 테나르디에나 퐁메르시라는 인물을 소개하고 만나게 하는 역할 정도의 워털루 전투였다면 이렇게 100쪽 가까이 이 전투에 대해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프티 픽퓌스 수녀원에 무사히 자리 잡은 장 발장과 코제트. 이제 이야기는 깊어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