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슐리 워드, 『센세이셔널』
우리가 세계와 소통한다는 것은 바로 감각의 문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며 세계를 파악하고, 반응한다. 살아간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감각들은 어떻게 작용할까? 그 감각들은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그 감각들을 뇌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리고 그 감각들은 얼마나 정확할까? 애슐리 워드가 하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의 세부적인 얘기들은 생략하고, 몇 가지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만 이야기한다.
우선 이 책에 대한 느낌이다.
풍부하다. 각각의 감각을 여러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사람만의 관점이 아니라 여러 동물들, 심지어 세균(특히 후각)의 관점에서도 바라본다. 물론 우리는 다른 동물들이 어떻게 보고, 어떻게 듣고,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감각하는 것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감각들을 개별적이면서, 또한 통합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런데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과 같은 감각들은 개별적이지 않다. 감각들은 서로가 서로를 견인하고 방해한다. 냄새가 없으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는 보지 않으면 역시 맛을 잘 모른다. 이것 말고도 감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예들은 이 책에서 무수히 소개된다.
감각들 사이의 우선 순위가 있다고 한다. 사람에게 가장 우선적인 감각은 시각이라고들 한다. 그런데 이거도 문화적으로 변경된다. 영어와 유럽 언어에는 시각과 관견한 단어 수가 가장 많아 시각이 가장 우세한 감각으로 여겨지지만,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렇지 않다. 광둥어나 아메리카의 토착언어에서는 미각과 관련한 어휘가 가장 많았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촉각, 호주 원주민에서는 후각이 가장 지배적인 감각인 듯하다. 물론 이것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이처럼 감각은 문화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다.
모든 감각을 자세히 보면 모두가 인상적이고 놀라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감각은 촉각이었다. 촉각이 두 가지가 있다는 것부터 조금은 충격(?)이었다. 접촉하는 것들의 형태와 질감을 알아내는 ’식별 촉각‘외에도 ’정서 촉각‘이라는 게 따로 있다는 것이다. 이게 놀라운 것이 이 촉각들이 별개의 신경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식별 촉각은 고속 신경인 A-섬유를 따라 뇌에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는 반면, 정서 촉각은 C-촉각 섬유를 따라 전달된다. 정서 촉각은 식별 촉각에 비해 50배 정도 느리게 전달된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도 끝났으니, 우리는 좀더 많이, 좀 오래 접촉해야 한다.
다섯 가지 감각만이 우리의 감각은 아니다. 번역은 ’잡동사니 감각‘이라고 했지만, 균형 감각이라든가, 고유수용감각과 같은 감각은 생존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이 감각이 고장났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그 밖에도 구분할 수 있는 감각은 정말 많다. 중요한 것은 그 감각들은 모두 구분해서 파악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의 경험과 반응을 일궈내는 그 감각들이 서로 관련되어 있으며, 유합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