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독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매슈 루버리, 『읽지 못하는 사람들』

by ENA

매슈 루버리는 ‘읽기장벽(reader’s block)’ 때문에 읽는 데 문제가 있는 이들을 통해 ‘읽기’의 진짜 의미를 찾고자 한다. 이른바 ‘비전형적인 독자’다.


접근하는 방식은 일단은 올리버 색스처럼 개별 사례들을 모으는 것이다. 올리버 색스가 신경과 의사로서 환자와의 상담을 중심으로 사례를 모으고, 분석했다면 매슈 루버리는 문학비평가인 만큼 자료, 즉 책을 중심으로 사례를 모았다. 처음 듣기에는 위험한 방식이 아닌가 싶었다.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례를 책을 통해서? 그들이 남긴 ‘직접’ 남긴 기록은 드물 텐데...


기우였다. 읽지 못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애를 썼고, 상당히 풍부하게 남아 있었다. 이를 통해 매슈 루버리는 읽지 못하는, 다양한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읽기의 본질에 조금씩 접근해 갈 수 있었다.


매슈 루버리는 읽기장벽을 난독증, 과독증, 실독증, 공감각, 환각, 치매 등 여섯 가지로 나누고 있다(공감각이나 환각 같은 것들이 읽기, 혹은 읽기장벽과 무슨 직접적인 관계가 있겠나 싶지만, 이것들도 읽는 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데 설득될 수밖에 없었다). 이 여섯 카테고리의 읽기장벽을 세심하게 조사하여 얻은 결론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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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읽기란 아주 다채로운 현상이라는 점이다. 읽기를 정의하려 할 때, 그게 어떤 것이든 그 정의를 벗어나는 예외적인 상황이 있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위의 여섯 가지 읽기장벽이다. 비록 제목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했지만, 매슈 루버리가 보기에 그들도 읽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도 글자, 단어, 문장, 이야기로 구성된 텍스트와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에만 읽기라는 기적적이고 복잡한 뇌의 작용을 보다 바르고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전형적인 독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저마다 독특한 방법으로 책을 읽는 수많은 독자가 있을 뿐이다. 이 점에서 모든 독자는 비전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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