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이택호, 『수학은 알고 있다』
김재경 교수의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이 수학을 생명 현상을 설명하고 응용하는, 자신의 연구에 기초한 책이라면 『수학은 알고 있다』는 유튜버로서 자신이 이해하고 설명해 온 과학, 그중에서도 수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똑같이 수학이 세상을 설명하는 힘을 믿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아주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는 점은 같다.
『수학은 알고 있다』 역시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처럼 수학이 예측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다.
회귀분석을 통해서, 인공지능을 통해서, 베이즈정리를 통해서, 지수법칙과 로그 계산을 통해서, 그리고 수학 모델을 통해서.
이렇게만 얘기하면 꽤나 어려운 수학 같지만(물론 조금 어려운 부분이 약간은 있다), 저자들은 (다행스럽게도) 수학 전공자가 아니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기면서 아주 친근하게 접근하고 있다.
회귀분석이라는 강력한 방법은 체감온도나 다이아몬드 가격과와 같은 예를 통해서(여러 데이터를 가지고 한 줄의 선을 그려 미래를 예측한다니 놀랍지 않은가?),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나 신약 개발 방식의 예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인공지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혹은 무슨 문제가 있는지).
베이즈정리는 우리가 늘 판단하는 방식이면서도 의식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넷플릭스 영화 추천의 예, 질병진단키트의 예 등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고, 몬티홀 문제를 깔끔하게 해석해내고 있다(기회가 있으면 선택은 바꿔야 한다!).
지수법칙과 로그의 사용으로 얼마나 우리가 계산을 쉽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으면서, 무어의 법칙(반도체칩의 집적도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50년 동안 틀리지 않은 법칙)이며, 원자폭탄의 원리까지 다다르고 있다.
수학 모델과 관련해서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감염병 확산의 모델을 두고 설명하다. 이른바 SIR 모델에서 SIRS 모델로, SEIRS 모델, SEIQRS 모델로 변화하게 된 까닭도 설명한다.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가 그리 간단한 게 아니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며, 어떻게든 설명해내고자 하는 수학적 집념과 감염병 연구자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수학에 관한 책을 쓰지만, 완벽함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학이라고 하면 딱! 떨어지는 것만 생각하지만, 여기의 수학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선을 다해 모델을 만들고, 확률적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얻어낸 정보를 가지고 그 확률을 개선한다. 인공지능 역시 마찬가지다. 수학은 강력한 예측의 도구다. 예측이 늘 맞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하지 않으면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수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