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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Dec 13. 2024

질병에 대한 의학의 오랜 대응

예병일, 『질병 VS 의학』


의학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대중들에게 쉬운 언어로 전달해 온 예병일 교수가 이번에 낸 책은 질병과 그에 대해 대응해 온 의학의 발전에 관한 거이다. 


질병을 신의 의도로 바라보고,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시대부터,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없었던 시대를 거쳐, 조금씩 질병의 실체를 인식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내고 고안해낸 시대, 그리고 앞으로 의학까지. 


절반 이상이 넘는 부분은 감염질환을 다루고 있다. 인류의 오랜 기간 동안 가장 큰 도전이었던 게 감염질환이었고,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도 상당히 극적이고, 이야깃거리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세균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에서도 위생이라는 수단을 통해 건강을 증진시켰던 과정, 세균을 발견하고 세균이 감염질환의 원인임을 밝히고, 항생제를 발견하고 극복해내는 과정,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이것의 위험성을 알아내고, 또 백신 등을 통해 이겨내가는 과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다음은 주로 수술에 관한 이야기다. 약이 아니라 칼을 들고 아픈 데를 잘라내거나 대치해서 치료하는 이야기다. 아주 오랜 시기(신석기 시대)부터 뇌수술이 이뤄졌다는 놀라운 얘기도 있고, 수술이 안전해지는 과정에서 마취법과 무균수술법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리고 끝은 현재 의학이 다다른 지점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이야기다. 공중보건학, 생활습관의학, 인공지능을 결합한 의학 등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의 질병에 대한 의학의 대응에 관해서 전체적으로 개괄하면서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읽어보기 괜찮은 책이다. 한두 가지 아쉬움을 이야기해보면,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마 독립적으로 썼던 글을 모은 것 같은데, 그래도 책으로 낼 때에는 좀 정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좀 부정확한 내용들이 있다.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선뜻 옳다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옳다라고 받아들이면 곤란하게 여겨지는 부분들이(아마도 압축해서 써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좀 있다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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