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벅스턴, 『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그리스 신화가 서양뿐만 아니라 현대 세계의 각종 문화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는 과언이 아니다. 대중문화의 어떤 콘텐츠가 어디서 왔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은 그리스 신화에 다다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리스 신화가 어떤 매력이 있길래, 아니 어떤 힘이 있길래?
신화 전문가 리처드 벅스턴은 그리스 신화 가운데도 여덟 테마를 추려 정리하면서 신화의 내용은 물론 그 신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떻게 변용되어 왔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여덟 가지 테마는 낯이 익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
악녀의 대명사 메데이아,
하늘을 날고자 하는 열정에서 추락하고 만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여성 전사 아마조네스,
근친상간과 근친살해의 비극적 운명의 오이디푸스,
한 순간의 선택으로 결국은 트로이 전쟁의 원인을 불러일으킨 파리스,
영웅의 대명사 헤라클레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그런데 이렇게 간단히 정리할 수 없는 것이 그리스 신화다. 리처드 벅스턴이 쓰고 있는 것도 바로 다양한 버전의 신화 이야기이고, 그보다 더 다양한 해석이다. 그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신화이기에 다양하게 변용되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그게 바로 신화의 매력이고, 가치다.
리처드 벅스턴은 신화가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힘이 있다. 우리는 여전히 신화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