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선규·홍석만, 《야구×수학》
저자 중 류선규는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와 SSG 랜더스의 단장을 지낸 야구인이고, 홍석만은 수학교사다. 이 둘이 야구에 관한 책을 썼으니, 당연히 야구에 수학을 접목했을 터(제목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런데 이 조합을 예상외라 여길 이들은 많지 않을 듯하다(물론 수학은 질색이라며 고개를 젓는 이들은 있을지 모르지만).
야구는 수학이 정말 많이 이용된다. 야구는 많은 기록을 남기는 스포츠다. 그래서 선수 개인과 팀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승과 패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기록으로 이루어진다. 야구라는 종목이 흐름만으로 구성된 게 아니라 아주 많은 단절로도 이루어져 있어 그 단절 하나하나를 모두 기록하고, 또 그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스포츠와도 달리 훨씬 경기 수가 많기 때문에 정말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서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종목이기도 하다. 저자들이 “야구 기록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지식인(인텔리)들이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되기도 한다.”고 한 것은 다소 오해를 받을 수 말이긴 하지만,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다. 야구의 기록은 ‘따지기 좋아하는’ 이들이 따질 소재가 되기에 너무나도 매력적인 것이다.
어떤 데이터가 있으면 그것을 객관적으로 해석해서 주장하기 위해선 가공이 필요하다. 바로 그 가공에 수학이 개입한다. 누적 기록(스탯)은 별로 그럴 일이 없지만, 평균 스탯의 경우에는 반드시 수학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평균의 수학의 개념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통해서 선수들과 팀을 평가하는 다양한 수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야구에 대한 관심과 나름의 기준뿐만 아니라, 그 수치가 갖는 의미를 파악해내는 수학적 기교가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 이른바 세이버매트릭스다. 이중에는 이제는 거의 상식처럼 되어 있는 OPS라든가 WAR 같은 것도 있다. 사람들이 어떤 기록을 중시하고, 그것을 통해서 팀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이런 수치를 보는 것도 야구를 즐기는 하나의 방식이 되었다.
이 책은 야구에 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에서,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현황, 진행 방식, 변화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처음 알게 된 것 중에는 야구 중계의 방식 같은 것도 있다(다섯 개의 채널이 어떻게 경기를 배당받아 중계할까, 하는 것). 또 팀의 WAR 수치 합산을 통해서 팀의 순위를 예측하는 것도 재미있게 읽었다(물론 그것을 통해 올해의 성적을 예측해보게 되고, 나중에 그 결과를 확인해볼 것이다).
1982년 MBC 청룡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LG 트윈스까지 한결같이 한 팀만을 응원해온 입장에서 보면 SK 와이번스나 SSG 랜더스 중심으로 쓴 것은 조금 아쉽다. 물론 이건 하는 수 없다. 더 많이 알고 있는 팀을 예로 드는 것은 당연하고, 또 이 팀들이 한국 프로야구의 선도한 부분도 있으니까 말이다(팀별로 선도하는 부분이 다르다). 그런데 조금 더 아쉬운 것은 수학이 조금 따로 노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야구에 수학은 필수지만, 그렇게 고급 수학은 필요없다. 그러므로 야구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