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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Sep 06. 2020

나의 존재는 관계에서 온다

로렌 노스, 《완벽한 배신》

테스비행기 사고로 남편을 잃었다가족도친구와의 접촉도 끊은 채 살아가는 그녀에게 남은 것은 일곱 살 난 아들 제이미 뿐이다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는 그녀에게 다가온 한 여인이 있다사별상담전문가셸리테스는 점점 그녀에게 의지한다그 와중에 남편의 형이 찾아와서 빌려간 돈을 요구하고정체모를 전화가 오고누군가 그녀의 집을 배회하고 위협한다마냥 살가웠고의지할 수 있었던 셸리도 의심스럽다암으로 아들을 잃어버린 셸리가 제이미를 빼앗아가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은 대부분 테스가 죽은 남편을 상대로 한 대화와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그것부터 심상찮다죽은 남편과의 대화라니그녀는 모두를 믿을 수 없으며멀어져 가는 아들과의 관계는 더욱 가슴 아프다아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삶은 정녕 가능하지 않은 것인가그럴수록 집착은 심해지고셸리와 남편의 형 이안에 대한 의심은 커져만 간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내 곁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이미 그런 경험을 했던 이들도 많은 것이다). 잠시 그 상상을 하다가 몸서리쳐지며 상상 자체가 금도를 넘어선 것 같은 느낌으로 바로 고개를 젓는다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살아갈 수 없을 것 같고혹은 살아가더라도 너무나도 다른 세상일 것 같다나의 존재는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결말은 잔혹하다잔혹잔혹하다면 피가 튀기는 그런 현장을 생각하겠지만여기의 잔혹은 그런 잔혹이 아니다마음이 완벽히 파괴된 상황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인간성 자체가 왜곡되어 버린 이 상황을 잔혹하지 않다고 하면 무엇을 잔혹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내내 조바심 내다 끝내는 마음이 서늘해졌다결국 언젠가는 테스도 받아들일 것이다그녀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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