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 《우리가 사랑한 영화의 탄생》
만화로 그린 영화의 장면들과 뒷얘기들.
이 얘기들을 그냥 글로만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첫 장면 ‘인디아니 존스’ 시리즈의 첫 영화 <레이더스>에서 칼을 휘두르는 상대편을 아무렇지 않게 총으로 쏴 버리는 인디아나(해리슨 포드)의 장면을 글로 읽는다면, 이 장면이 과연 얼마나 떠오를 것인지, 그리고 그 장면의 해학(?)을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이 장면이 어쩔 수 없는 임기응변이었다는 설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그 느낌이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컷 만화와 매우 잘 어울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만화로 그린 열 일곱 편의 영화 얘기는 자연스레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대부분 본 영화다). 기억이 나지 않는 장면도 있고, 달리 봤던 장면도 있지만 그렇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는 까닭도 바로 만화라는, 보는 장르의 장점이다.
그런데 이게 그냥 영화를 설명하고, 찬탄하는 만화가 아니라는 데 더 큰 재미가 있다. 이른바 ‘트리비아’가 가득하다. 한 영화에서도 쏟아지는 영화 제작과 관련한 뒷 얘기들은 다시 그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어떤 데 CG를 썼고, 어떤 데는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촬영을 했고, 어떤 부분은 실수였는데 그냥 썼고, 또 실수인 줄 알았는데 배우의 의도적인 실수였고, 애를 써서 천신만고 촬영했는데 필름이 없어 다시 촬영한 장면이 우리가 보는 장면이 되기도 하였고, 그 장면이 감독이 은밀히 심어놓은 의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고... 못 견디게 한다. 넷플릭스에서라도 찾아봐야 할까 보다.
이렇게 빠져들어 보다 보니(혹은 읽다 보니) 영화가 내 삶에,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 장르인지를 깨닫게 된다. 두근거리고, 함께 웃고 울고, 홀로 속상해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하고, 통쾌해하기도 하고, 기분 나빠 뒤돌아서 침을 뱉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한껏 비판하는 대열에 함께 서기도 하고, 영화의 대사 하나에 감격하기도 하고, 세상을 깨달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영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