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 캘드웰, 《먼 길로 돌아갈까?》
표지에는 멀리 가냘픈 두 여성작가가 보이고, 그들을 바라보는 두 마리의 개의 뒷모습이 있다. 두 마리의 개는 책이 쌓여 있고, 원고들이 연필과 함께 흩어져 있으며, 담배가 놓여 있는 식탁, 혹은 책상에 앉아 있다.
캐롤라인 냅의 《드링킹》과 《명랑한 은둔자》을 거의 다 읽을 즈음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두 여성작가가 나눈 7년의 우정’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여기서 ‘두 여성작가’란 말할 것도 없이 캐롤라인 냅과 게일 캘드웰이다.
캐롤라인 냅은 2002년 4월 폐암 말기를 선고받고, 그로부터 7주 후 죽는다. 그 사이에 오랜 연인 사이였던 모렐리와 결혼식을 올렸다. 게일 캘드웰은 세상을 떠난 친구를 기억하며 이 책을 썼다. 캐롤라인 냅과 게일 캘드웰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성장했으면서도 보스턴에서 ‘개’를 매개로 만나 7년 간 진한 우정을 나눴다. 모두 글을 쓰는 작가였고, 개를 키우며 애정을 쏟는 애견가였다. 둘 다 알코올 중독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수영을, 또 한 사람을 로잉(캐롤라인 냅의 책에선 조정)을 즐겼고, 서로에게 자신이 자신 있는 운동을 가르쳤다. 둘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둘의 사정을 조금은 알고 책을 읽으면서 떠나지 않은 생각이 있다.
세상을 떠나고 자신을 기억해주며 책을 쓰는 이가 있는 있다는 게 행복한 것일까,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남아 죽은 이를 추억하며 글을 쓰는 이가 더 행복한 것일까?
남아 있는 사람이 자신을 그토록 그리워한다는 게 더 행복한 일일 것 같기도 하고, 죽음이란 의식이 사라지는 것이니 의식을 가지고 누군가에 대해 글을 쓸 정도로 그리워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일 것 같기도 하다.
이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을 여러 차례 되내이며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