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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Nov 28. 2020

하버드의 첫 강의,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쉬셴장, 《하버드 첫 강의 시간관리 수업》


나는 이런 류의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우선 누가 들어도 다 옳은 얘기를 다시 활자로 읽어야 하는 건 일종의 ‘시간 낭비’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간관리’에 관한 책을읽으면서 시간 낭비 생각을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긴 하다. 


그리고 또 하나는 ‘하버드’, 이런 것도 상당히 마뜩찮다. 하버드가 아니더라도 맞는 것은 맞고, 틀린 것은 틀린 것인데, 하버드라는 권위에 기대어 여기의 마땅히 옳은 내용을 강요하려는, 일종의 욕심, 상술 같은 게 느껴져서 그렇다. 


이런, 책장을 펼치기 전부터 가졌던 의심, 내지는 선입견은 책을 읽으면서도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그닥 감동적이지 않은, 당연히 옳은 얘기들이었고, ‘하버드’는 별로 필요치 않은 부분에서도 마구 튀어나왔다. 그러나 한참을 읽다보니 생각이 좀 달라진다. 당연히 옳은 얘기를 여기서 다시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그렇게 옳게 살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버드가 자꾸 튀어나오는 것은 그런 대학에서, 미래의 리더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얘기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얘기란 얘기이며, 또한 실천이 필요한 조언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여기서 하고 있는 얘기가 중요하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결국은 여기의 조언을 실제로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가끔 이런 책을 통해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여기의 모든 내용을 요약하기 보다는 좀 와 닿은, 또는 조금 의외의 내용을 몇 개 인용하면서 내 생각을 조금 덧붙여 본다. 


“선배가 한 말에는 책 한 권에 80%의 가치가 있다면, 이미 읽은 20% 정도의 페이지에 다 이야기되었을 것이니 책의 20%만 읽으면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115쪽)

- 말하자면, 독서에서의 ‘파레토 법칙’인 셈이다. 독서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라면(그러니까 나한테는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굳이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책의 20%만 읽더라도 그 책의 가치 80%는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니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것을 시험 공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전 시험문제를 분석해서 20%만 공부한 다음, 과목과 관련한 내용을 조금 더 준비해도 시험문제의 80% 정도는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과연 그럴까? 이다. 


“당신이 거절하는 것은 상대방이 부탁한 일이지, 상대방 자체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한다.

제3자를 통한 거절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148쪽)

- <제대로 못 하는 것보다 거절하는 것이 낫다>는 제목의 절에서 언급하고 있는 ‘거절의 법칙’ 중 일부다. 기억해 둘만 하다. 거절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니. 


“관리자가 ‘다음 주 금요일까지 잘해놓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해당 업무를 통제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요일 오후에 현재까지의 업무 진도를 체크하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봅시다.’라고 한마디를 덧붙이면 업무를 감독하는 것이다.” (210쪽)

- 당신은 통제하는가, 감독하는가? 나는 통제하는가, 감독하는가?


“면담은 오후에 배치하는 것이 좋다. 오전에 면담을 하면 하루의 업무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다.” (282쪽)

- 그래. 맞는 말이다. 웬만하면 그렇게 해보자!


이렇게 보면, 이 책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역시 중요한 건, 실제 어떻게 하느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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