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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Dec 25. 2020

역사는 사진을 남기고, 사진은 역사를 이야기한다

댄 존스, 마리나 아마랄, 《역사의 색》

http://blog.yes24.com/document/13531515

가끔 구글드라이브에 저장된 사진이 추억 속 오늘이라고 해서 휴대폰 알림으로 올 때가 있다작년, 2혹은 5년 전에 찍은 사진을 보며 추억 속에 잠긴다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그러다 보면 그날의 느낌도 살아난다그리고 그 이후의 내 삶까지말하자면 거창하진 않지만 나의 역사에 대한 소환인 셈이다.

 

사진이 그렇다한 컷이지만 그 한 컷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많다사진이 직접 말하기도 하고사진 너머의 무언가를 생각하게도 한다사진이 발명된 이후그리고 1850년대 로저 펜턴이 기록으로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 사진은 역사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빛바랜 사진이 있다옛 사진에는 원래 색이 없다마리나 아미랄은 흑백 사진에 색을 입혔다색을 입은 사진은 역사를 더 생생하게 증언한다. 1850년대부터 1960년까지크림전쟁부터 우주전쟁까지. 1장 장 중 골랐다는 200장의 사진이 100여 년의 역사 모두를 포괄할 수도 없고또 주로는 유럽과 미국 위주의 역사일 수밖에 없지만(그래도 우리에 관해서는 명성황후의 사진과 한국전쟁의 사진이 포함되었다그래도 이 사진들을 통해서그리고 그 사진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세계의 부끄러운 역사혼란스러운 역사잔인한 역사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온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읽겠다고만 하면 너무 간단한 역사일 수 있지만사진은 그 간단한 역사의 설명을 넘어서는 표정이 있음을 보여준다그 표정을 모두 읽겠다고 덤벼들면 한이 없을 것이다다만 몇 개의 사진에서 읽은 표정은 오랫동안 뇌리 속에 남는다이를테면 도로시아 랭이 찍은 대공황 시기의 플로렌스 오언스 가족의 사진에서 보이는 그 공허한 시선!), 의화단원 사진에 보이는 결연한 의지혁명에 성공한 후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낙관적 미소 같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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