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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Jan 04. 2021

돈 공부는 책 읽기에서부터

신진상, 《돈 공부》

2020년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열풍이 불었다. 그중 하나가 주식투자 열풍이었다. 주식 계좌를 가진 사람이 약 100만 명 정도가 늘었다고 한다. 당연한 수순으로 주식 투자와 금융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어느 서점의 2020년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니 경제 관련 서적이 10위 안에 무려 7권이었다). 


하지만 나는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부동산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 관심대로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주식 투자나 금융에 관한 책은 잘 들게 되지 않는다. 경제가 돌아가는 것을 알기 위해서 정도가 아니면 굳이 투자 실전 같은 책을 읽어야 할 필요는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사정이 좀 달라졌다. 딸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아무래도 20대들의 주식 등에 대한 관심이 딸에게도 전파된 듯하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이렇게 저렇게 생긴 돈으로 주식을 사고, 펀드에 가입한다(펀드는 그래도 저축 대신이지만, 주식은 아직 연습 수준으로). 그러면서 묻는데... 나는 아주 일반적인 얘기밖에 해줄 게 없었다. 


내 성향상 재산을 걸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 주식 투자는 할 것 같지는 않지만 좀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유튜브 같은 것을 통해서 검증되지 않은 조각 지식들을 통하기는 내키지 않고, ‘책의 인간’, ‘문자의 인간’이니 지금까지 다른 분야에 대해 공부한 것과 같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신진상의 《돈 공부》는 어쩌면 나 같은 ‘책의 인간’에게 딱 맞는 돈 공부, 주식 공부의 첫걸음을 띠게 하는 책이다. 제목에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지만, 사실은 책을 통해서 돈에 대한 감각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 말하자면, 책을 통해서 돈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감각을 길러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 그 책의 내용을 통해서 다시 저자 자신의 돈과 투자에 대한 생각을 펼치는 책인 것이다. 


저자는 절대 감각만으로, 무작정 투자하지 말라고 한다. 우선 공부를 해야 하고, 또 그 공부는 책을 통한 것이어야 체계적이 된다고 얘기한다. 투자에 관한 책만이 아니라 인문학, 심리학, 과학, 철학 등에 관한 책들을 통해서 세계에 대한 관점을 세우고, 그 바탕 위에 돈 공부를 해야만 한다고 한다(그래서 정말 많은, 그러나 좋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선 돈의 속성과 본질을 깨우쳐야 하고, 나를 비롯한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 무지하면 투자가 아니라 투기가 되기 쉽고, 그에 관해서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으며, 현대의 심리학과 뇌과학이 밝히고 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사회와 정치를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를 모르면서 돈을 벌 수는 없다. 또한 세계를 알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일본 등의 움직임을 모른다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기업 자체를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산업이 뜨고, 어떤 산업이 지는지에 대한 혜안 없이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도 잘 파악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지만, 그게 그렇게 갈지 아닐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장담하는 사람도 있지만).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공부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것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저자는 바로 ‘책 읽기’라고 강조한다. 책 읽기를 통한 체계적으로 늘어난 지식은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으로 이어지고, 돈에 얽힌 다양한 상관 관계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게 바로 돈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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