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A Mar 28. 2021

어떤 과학책을 읽을 것인가

강양구, 《강양구의 강한 과학》

23권의 과학 도서를 통해 과학에 이르는 문을 열어주고 있다. 주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여기 소개하는 책을 읽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여러 현실적인 이유를 포함해서), 이런 책을 읽었을 때 가장 효과도 높다. 그러나 그렇다고 반드시 청소년에게만 유효한 책들을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성인들도 과학책을 읽어야 하고, 또 안내가 필요할 때가 많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안내서다.


강양구 기자는 청소년들을 염두에 두고 소개하는 책을 세 부류로 나누고 있다.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청소년들이 읽을 때 지도가 필요한 책’,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지 의문이 드는 책’. 대체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을 소개하는 책은 ‘읽어야 할 책’을 꼽지 (본격적인 비판서가 아닌 이상) ‘꼭 읽어야 할지 의문이 드는 책’을 다루지는 않는다. 게다가 그런 부류로 분류한 책이 제임스 왓슨의 《이중나선》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말하자면 많은 매체에서 필독 도서로 소개되는 책이라는 것과, ‘지도가 필요한 책’ 즉 조심해서 책이 이야기하는 바를 조심해서 받아들여야 할 책들이 적지 않게 소개하는 것을 보면 강양구 기자가 어떤 목적으로 이 책을 썼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과학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그것은 그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소개하는 책의 성격을 봐서도 그렇다.


그러니까 이 책은 과학에 대한 고민을 위한 책이다. 과학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신성시하는 태도를 경고하고 있으며, 과학의 폐해에 눈감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과거 황우석 사태에서 보듯이, 원자폭탄이나 DDT의 예에서 보듯이 우리가 바로 그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데 적절한 안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과학의 내용보다는 과학의 태도에 관한 책에 치우쳐 있다. 과학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의식을 지닌 과학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만, 과학이 무엇을 할 수 있으며, 현재의 과학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에 대한 소개는 부족하다(그런 책으로는 바러바시의 《링크》라든가 쾀멘의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정도다). 그래서 당연히 필요한 얘기이지만, 과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과학자가 되도록 의욕을 고취하는 데는 한 쪽이 부족해 보인다.

작가의 이전글 인류사의 오솔길 혹은 의붓자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