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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May 14. 2021

과학에 대한 호기심, 과학에 대한 믿음

강석기, 《과학의 향기》


과학 칼럼니스트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의 10번째 책. 

그가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사연으로) 첫 번째 책을 낸 것은 2012년이었다(《과학 한 잔 하실래요?》). 나는 딱 그 첫 번째 책만 빼고 두 번째 책인 《사이언스 소믈리에》부터 《과학의 향기》까지 모두 아홉 권의 책을 ‘사서’ 읽었다. 열렬한 팬이라고 하기에는 뭣 하고, 꽤 충실한 독자인 셈이다. 책을 내는 이도, 읽는 이도 이젠 어떤 관성 같은 게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여지없이 작년부터 올 봄까지의 주요 과학 이슈를 다루고 있다.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코로나-19 관련한 글도 여럿이다. 사람들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가진 논문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고 있다. 그래서 어조는 차분하고 이성적이다. 그와 함께 플라스틱 리사이클링에 관한 글이라든가, 원유 정제에 관한 글, 대기 중 이산화탄소에 관한 글, 비행기 타는 것을 줄이자는 ‘비행 부끄러움’에 관한 글, 장수말벌에 관한 글, 폐열에 관한 글 등 환경과 기후에 관한 글도 여럿 보인다. 사실 이 환경과 기후에 관한 이야기는 또한 코로나-19와 뗄 수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늘 부럽고 놀라는 것은 저자의 다양한 관심이다. 이것은 당연히 과학 기자로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밖에 없었던 데서 오는 직업적 후각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의 개인적인 과학적 호기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온다. 우선은 뉴스나 생활 중에 접한 것의 과학적 이유를 궁금해서 찾아보는 경우가 있겠고, 과학 논문을 접하면서 그것과 관련된 주변의 상황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느 경우나 늘 과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지 않으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실은 강석기의 책을 계속 읽게 되면서 좋지 못한 습관(?)이 하나 생겼다. 연재되는 그의 칼럼을 잘 읽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조만간 책으로 나오게 될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건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고, 또 그쪽이 출판사나 저자의 입장에서는 좋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일 년의 과학 이슈를 대충 정리했고, 또 과학에 대한 믿음도 조금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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