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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May 16. 2021

폴리매스(polymath).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와카스 아메드, 《폴리매스》


‘폴리매스(polymath)’ -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며 방대하고 종합적인 사고와 방법론을 지닌 사람”


“한 우물만 파라.” 이 격언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이 분야 저 분야 기웃거리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이 말을 우리는 거의 진리처럼 여긴다. 그런데 나는 이 격언보다 더 좋아하는, 혹은 더 옳다고 믿는 말이 있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


이른바 전문화를 넘어서 초(超)전문화 사회라는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를 죄악시한다. 역사적으로도 여러 분야에서 출중한 업적을 남기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의외로 다양한 영역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은 많다. 오히려 어떤 한 분야에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을 보면 다른 분야에서도 매우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고 출중한 성과를 남긴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른바 르네상스인, 혹은 폴리매스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와카스 아메드는 바로 그런 역사 속의 폴리매스. 현대 사회의 폴리매스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폴리매스로 살아가는 것, 혹은 폴리매스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인간 본연의 가치를 실현해나가는 것이며 본성에도 어울리는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 영역에만 특화시켜 그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고 다른 분야에는 눈을 돌리도록 하는 것은 근대 이후 자본주의 사회의 단순 노동자를 육성하기 위한 어떤 음모와 같은 것이었다. 사람이 평생 동안 한 가지에만 관심을 가지고 그것만을 추구하면서 살아갈 수가 없고, 다양한 분야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그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다채롭게 하면서 인간적으로 훌륭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와카스 아메드의 주장이다.


물론 와카스 아메드가 언급하고 있는 역사 속의, 혹은 현대의 폴리매스와 같은, 정말로 연관성이 1도 없는 분야에서 놀라우리만큼의 업적을 남기는 이는 그렇게 많지 않을 수 있다(그렇지 않다면야 그런 이들을 이른바 ‘위인’이라든가 하는 용어로 부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놀라운 업적이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내 삶을 윤택하게 할 정도의 만족감을 느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정말로 ‘깊게 파기 위해 넓게 파라.“라는 말이 실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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