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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A Sep 25. 2021

의사들의 파업

작년에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의사들이 파업을 한 적이 있다. 그 상황에서 그 정당성을 두고(어느 쪽이든) 큰 갈등이 있었지만, 가장 크게 우려되었던 것은 의료 공백으로 인해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의료 행위가 치명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가지 지표는 의사들이 파업할 때 나타나는 변화다. 물론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1976년에서 2003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5건의 의사 파업을 분석한 연구가 있다. 파업 기간은 최단 9일부터 최장 17주까지 다양했는데, 그 기간 중 전반적으로 사망률이 평소와 같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니컬러스 A. 크리스타커스, 《신의 화살》 (378쪽)


그가 인용하고 있는 것은 Solveig Argeseanu Cunningham 등이 “Doctors’ strikes and mortality: a review”라는 <Social Science and Medicine>(2008; 67:1784-1788)지에 발표한 논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스라일 예루살렘, 크로아티아, 스페인 등에서 일어났던 일들인데, 정말 사망률(mortaility)이 3번은 차이가 없었고, 나머지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들과 크리스타커스는 그 이유로 선택적 수술의 보류로 인한 수술에 의한 위험이 줄어든 것, 의료 오류와 의료 상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크리스타커스는 심장학 학술대회 기간에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이 오히려 줄어들고, 심장병 환자가 다른 학술대회 기간, 즉 종양학, 위장병학, 정형외과학 학술대회 기간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데이터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무슨 의미일까? 의료 행위는 무의미한, 아니 오히려 유해한 행위란 뜻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크리스타커스의 동료가 분석한 대로 평상시에 의사들이 사소한 문제를 너무 많이 치료했을 가능성도 있고, 일시적인 상황이 그럴 수도 있다. 의사들이 자리를 비운 시기는 제한된 시기이니 그 시기 동안 문제가 보류된 것일 수도 있다. 의사들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파업 등의 문제로 의료 행위 중단이 오래 지속된다면 실질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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