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형,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고전 읽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반복해서 언급된다. 고전은 오랜 기간 동안 인정받아왔다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 보편적이면서 읽는 이가 창조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놓는다.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반복적으로’ 고전 읽기를 강조할까? 역설적으로 그건 사람들이 잘 읽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읽어왔지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지만, 그만큼 많이 읽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고전을 읽으라고 오늘도 이야기한다.
그런데 정말 고전에서 삶의 지혜를 건져 올릴 수는 있는 것일까? 그저 어려운 작품을 따라가다 지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장재형의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은 그런 의심을 거둘 수 있게 한다. 그는 28권의 고전 문학을 통해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소상히 보여준다. 그가 소개하는 28권의 작품은 그야말로 제목만은 매우 익숙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고전의 숙명처럼 많은 사람이 읽지 않는 것이기도 한데, 그는 이 고전에서 내 삶을 어떻게 꾸며 나가고,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이별하고, 어떻게 슬퍼하며, 어떻게 기뻐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예술은 어떤 의미를 지니며, 책은 왜 읽으며, 방황은 어떤 가치가 있으며, 고독은 삶을 어떻게 풍부하게 만들며, 또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도 이 고전들에서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냥 단순히 고전 읽기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고전 문학 하나를 읽고, 그것에서 삶의 태도를 끄집어 내는 데도 그 밖의 책들은 언급한다.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읽으며 마음의 소리 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그 생각을 깊게 하기 위해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구절을 인용한다. 네트워크와 같이 얽혀 있는 풍부한 독서가 생각을 깊게 만드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가르치는 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책을 읽을 때마다 반성할 수는 있으며, 그 이후에도 그 반성을 되내일 수도 있다. 물론 책을 읽지 않고도 바른 삶을 살 수 있으며, 풍부한 삶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을 알려주고, 알려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책이 있는데 왜 그걸 마다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