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새가 이렇게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것을 두고 vesper(s) flights, 저녁 비행이라고 부른다. 베스퍼는 라틴어로 땅거미 지는 저녁을 뜻한다. 거기에서 유래한 배스퍼스는 경건한 저녁기도이기도 하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마지막에 드리는 가장 장엄한 기도! 그래서 나는 항상 ‘저녁 비행’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빠져들어 그만 마음을 무너지게 하는 매직 아워, 그 찰나의 푸른빛이라고 생각한다.” (263쪽)
어린 시절부터 곤충과 양서류를 집에서 키우며 자연과 해왔던 저자는 칼새의 비행에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책 제목으로 썼다. 그녀에게는 자연이 종교다. 전혀 종교에 관심이 없던(친구 집에서 식사 전에 사는 기도가 어색할 정도로) 그녀는 자연과 함께 하며 자연이 보여주는 순간순간에 매료되며 그것이 종교가 되었다.
“적어도 나에게 자연 세상은 창조주 단 한 사람의 계시로 번득이는 그런 구조가 아니다. 내 안에서 신성한 느낌을 일으키는 자연 속 그런 순간들을 내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덧없는 뭔가에 붙잡혀 온통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들이다.” (461쪽)
자연이 주는 신비함과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두려움과 공포까지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는다.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구조물까지도 살아가는 터전으로 삼는 동물들을 보며 자연의 끈질김에 경외심을 가지며, 동시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갖는다. 자연과 동물에 인간의 마음을 투영해서는 그것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어쩌면 폭력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연은, 동물은 그 자체로 보아야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녀는 마흔 한 편의 에세이를 통해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자연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있다. 마흔 한 편의 에세이 중에는 자연과 동물, 우주를 연구하는 이들과의 동행도 포함되어 있지만, 주로는 자신과 동료들, 그리고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사람들이 동물과 맺어온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상 깊은 것은 그녀가 말하는 자연이,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딴 곳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철새의 이동을 실감나게 관찰할 수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도, 인공적으로 조성된 호수도, 폐 발전소도, 내 집 앞마당도 모두 자연의 한 형태다. 그런 현대의 자연 속에서도 동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고 있고, 저자는 그 모습을 바라보고, 또 사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자연과의 만남은 늘 목적을 갖는 게 아니란 점도 중요하다. 그 만남은 우연적인 경우가 많다. 운전을 하다, 산책을 하다 우연히 맞닥뜨린 새의 울음소리와 비행, 혹은 죽음까지도 경이로운 것이다.
이런 만남들을 통해 저자는 지구상의 여섯 번째 멸종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고 본다. 그건 몇 종의 동물, 식물이 아니라 바로 그들과 살아가는 우리들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