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마사 스타우트,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by 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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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회적 인격장애’, 흔히 소시오패스라 부르는 사람. 마사 스타우트는 그들을 이른바 제7감이라 부르는 양심이 없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며, 자신만을 위해 행동하고, 때로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파괴적 행위를 일삼는다.


소시오패스는 전체 인구 중 4%나 차지한다고 한다(미국에서의 얘기고, 동아시아는 이보다는 적다고 한다). 적지 않은 수치다. 우리는 소시오패스가 대단히 특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바로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그래서 이 책 한 장의 제목이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이고, 원제도 <The Sociopath Next Door>다). 또 하나 우리가 소시오패스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은 그런 사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 않다. 소시오패스 중에는 아주 매력적인 인물도 있을 수 있으며, 교묘하게 자신의 감정 부재를 속이며 우리에게 접근할 수 있다. 높은 지위에서 권위를 가진 인물일 수도 있고, 평판이 좋은 인물일 수도 있어 한번 의심을 하더라도 ‘설마’하며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소시오패스라는 것을 의심할 수 있지만 거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마사 스타우트가 소개하는 사례를 접하면 과연 그럴 수 있겠나 싶지만, 그게 실제의 이야기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전문가이기도 한 마사 스타우트는 많은 소시오패스 피해자들과의 인터뷰와 치료를 통해 소시오패스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원인은 무엇인지, 그들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그들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지를 설파하고 있다. 그러면서 양심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소시오패스의 50%는 유전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얘기는 소시오패스는 그런 성향을 태어나면서부터 지니고 있으며, 그런 성향은 환경적인 요인을 통해 나타나거나, 증폭된다는 얘기다(그렇기에 서양과 문화적으로 다른 동아시아에 소시오패스의 비율이 적을 수 있고, 그 비율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마사 스타우트는 소시오패스에 대한 치료를 단 한 줄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그 손아귀에 잡히지 않도록 어떻게 알아차릴 것인지, 혹은 그 손아귀로부터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이게 그래도 ‘장애’라는 이름의 병명이 붙은 이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소시오패스를 치료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양심의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언뜻 멋있어 보이는 소시오패스, 혹은 성공한 소시오패스에 대한 선망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들이 멋있고, 성공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실패할 수 밖에 없고, 또 역사적으로도 커다란 피해를 남긴 인물로 남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96%가 가진 양심을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소중히 여겨야만 보다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소시오패스를 알아야 할 이유는 그들을 배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들과 다른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보다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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