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 『생명의 이름』
"이 무렵엔 땡볕에 논물이 지글지글 끓어 개구락지도 무논에 들었다가 ‘앗, 뜨거워!’ 놀라 박차고 튀어나온다. 게다가 이 논바닥 저 논고랑 할 것 없이 둥둥 떠 있는 부엽 식물인 개구리밥이 자작자작 잦아든 논물을 퍼렇게 이불처럼 덮었다." (82쪽)
"그들의 놀이마당인 무논에 개구리밥이 가득하지 않은 곳이 없고, 천방지축으로 떠들썩그리며 물을 휘젓고 다니던 개구리가 물위로 대가리를 쏙 내밀었을 적에, 소소한 개구리밥이 눈가 입가에 더덕더덕 붙은 것을 보고 어림짐작으로 붙였을 터." (83쪽)
"일상에서 자주 쓰는 갈등(葛藤)이란 말은 한마디로 칡(葛)과 등나무(藤)의 싸움질을 뜻한다." (176쪽)
"이렇게 칡과 등나무는 죽살이치면서 서로 엇갈리게 뒤틀려 상대를 거침없이 짓누르고, 얼기설기 똬리 틀어 자리다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