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에서 자극과 흥분을 전달하는 세포를 신경세포, 뉴런(neuron)이라고 한다. 뉴런을 통해 자극과 흥분이 전달되면서 행동과 사고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아교세포(glia)라는 것이 있다. 뉴런 주위에서 뉴런의 작용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졌던 아교세포는 네 가지로 나뉜다. 슈반세포가 있고, 희소돌기아교세포, 성상아교세포가 있다. 그리고 미세아교세포(microglia)가 있다. 미세아교세포는 아교세포 중에서도 크기가 작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오랫동안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져 있지 않았고,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과학자도 드물었다.
그런데 그 사정은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변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벤 배러스(Ben Barres, 그년, 그녀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을 한 트랜스젠더 과학자로 『벤 바레스』라는 감동적인 자서전을 남겼다. 2017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와 함께 연구하던 베스 스티븐스가 미세아교세포가 뇌에서 백혈구와 같은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고하면서였다(2007년). 그 이후로 미세아교세포에 대한 연구는 폭증을 했고, 뇌과학과 면역학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미세아교세포가 백혈구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미세아교세포가 면역작용을 한다는 얘기와 같다. 뇌에서 각종 외부 물질과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작용을 하면서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다 그런 자극이 강해지면 지나치게 민감해진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들을 쳐내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자기면역질환(autoimmune disease)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이로 인하여 여러 정신적인 문제가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러니까 정상적인 때는 선한 천사(angel)이면서 상황이 좋지 못할 때는 암살자(assasin)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왜냐하면 뇌-혈액 장벽(brain-blood barrier)라는 것이 있어서 면역세포가 뇌로는 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따라서 뇌에서는 면역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이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이 알려지면서 뇌 역시 하나의 면역기관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몸과 마음이 서로 별개인 것이라는 데카르트 이래의 심인이원론이 깨진 이후에도 몸의 상처와 마음의 병이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갖는다는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도나 잭슨 나카자와는 자신의 경험(길랭-바레 증후군 이후 기억력이 감퇴한 경험)에서 의문점을 갖고,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현대 과학의 성과를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미세아교세포를 만나게 되었고, 미세아교세포의 역할과 이를 이용한 정신질환 치료법에 대해서 파고들었다. 각종 문헌을 조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베스 스티븐스를 비롯한 선구적인 과학자들을 거의 졸졸 쫓아다니는 수준으로 인터뷰하며 이 분야의 가장 앞선 발견들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이를 이용한 각종 치료 기술들의 예를 환자를 통하여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여기서 치료라는 것은 날뛰는 미세아교세포를 길들이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뇌파를 조정한다든가, 혹은 음식을 조절한다든가 하는 것들을 포함한다).
이 책은 그러니까 현대 생물학의 가장 최신 발견에 관한 책이면서, 그런 발견을 실제 우리 삶에 적용시켜 보다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관한 책이다. 보다 과학적 발견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램과, 반대로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우리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실용적인 면에 보다 집중했으면 하는 바램이 동시에 들지 모르지만, 도나 잭슨 나카자와는 그 사이에서 적절한 수준을 지키고 있다. 이는 자신이 천명한, 이런 책을 쓰는 이유, “환자들에게 도움 되는 지식을 발 빠르게 널리 알리는 것”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학계의 발견을 보다 빨리, 정확하게 대중들에게 알려, 학계와 대중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 목적이라면 이 책은 정말 충분히 달성했다. 물론 미세아교세포에 대해 들어보기는 했지만, 그냥 그런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만 했던, 다른 생물학 전공자(나와 같은)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